누리호 4차 발사 성공, 민간 중심 우주산업 도약대 되길

2025-11-27

우주개발 다음 과제는 재사용 발사체 개발

미국의 국제무기거래 규제도 넘어야 할 산

한국형 발사체(KSLV-Ⅱ) 누리호가 4차 발사에 성공했다. 누리호는 어제 오전 1시13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목표 고도 600㎞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와 부탑재 위성 12기도 모두 성공적으로 분리돼 지상과의 교신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의 가장 큰 의미는 우리나라도 이제 민간 주도 우주시대의 서막을 본격적으로 열었다는 점이다. 이번 4차 발사는 ‘누리호 고도화 사업’의 일환이다. 민간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체계종합기업을 맡아 누리호의 성능을 안정화하고 끌어올렸다. 애초 계약상 고도화 사업은 2023년 5월 3차 발사부터였지만 당시 누리호 설계와 제작의 주체는 여전히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중심이었다. 누리호의 설계와 제작·조립·발사 등에 관한 기술이전 계약은 올 7월에야 이뤄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누리호 4차 발사에 총 180명을 투입했고, 5·6차 때는 더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이제 남은 과제는 누리호 후속 발사와 함께 차세대 발사체 개발이다. 지난 25일 국가우주위원회는 차세대 발사체(KSLV-Ⅲ)를 ‘메탄 연료 기반 재사용발사체’로 간다는 우주개발 전략을 확정했다. 예산 당국의 적정성 검토 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우주정책 최고의사결정기구의 판단인 만큼 번복될 가능성은 작다. 착륙선을 달에 보낼 수 있는 수준의 새 발사체를 개발하는 원대한 목표의 사업이다. 애초 ‘케로신 기반 2단형 일회용 발사체’로 계획됐지만 재사용 발사체 개발 여론이 대두되면서 목표가 바뀌었다. 미국 스페이스X가 촉발한 재사용 발사체는 민간 주도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의 새로운 표준이 됐다. 재사용 발사체 개발의 기술장벽이 높긴 하지만, 상업 발사체 시장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재사용 발사체는 필수적이다.

미국 국제무기거래규정(ITAR)도 뉴스페이스로 진입하는 ‘K우주’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현재 발사체를 우리 기술로 독자 개발해도 탑재될 인공위성에 미국산 부품이 포함돼 있으면 ITAR 통제 대상이 된다. 미국의 핵심 군사우주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규정 때문이다. 미사일 지침 해체와 핵추진 잠수함 기술 협상에서 보여줬던 우리 외교 역량이 다시 발휘돼야 할 때다.

2027년 6차로 끝나는 누리호 발사도 차세대 발사체가 성공적으로 발사되기까지 이어갈 필요가 있다. 누리호 제작에는 국내 300여 개 대·중소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당장 이익이 나지 않지만 미래를 위해 우주산업에 뛰어든 국내 민간 기업들이다. 경쟁력을 갖추기까지 정부가 수요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민간 우주시대는 저절로 열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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