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몰랐던 과거 생물 이야기(51)] 아르카에오랍토르

2026-01-01

이 세상의 모든 과학이란 학문이 다 그렇듯 고생물학 역시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는 학문이다. 새로운 생물을 처음 발견하여서 학계에 보고하는 것은 학자들이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일 중 하나다. 동시에 무언가 새로운 사실을 알아내면 알아낼수록 학자들은 더욱더 큰 영광을 얻게 된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인지 간혹 과학계에서는 조작 사건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런 조작은 표본을 처음 발견하였다고 주장한 학자가 무언가 새로운 것을 처음 알아낸다는 영광을 얻기 위해서 일부러 표본에 조작을 할 때, 또는 화석을 판매하는 판매상인이 가짜로 조작질을 해서 판매한 것을 학자가 모르고 연구에 사용하기 위해 구매해서 연구할 때 조작 사건이 일어난다. 이번 글에서는 고생물학계에서 일어났던 조작 사건에 관해서 소개해보고자 한다.

중국에서 발견된 어느 깃털 달린 공룡의 화석

오늘날 중국에서는 수많은 종류의 화석이 발견된다. 여기에는 눈으로 잘 보이지 않는 작은 생물의 화석에서부터 거대한 공룡의 화석까지 다양한 종류의 화석이 발견된다. 1997년에 중국의 어느 화석 상인이 화석을 판매하던 것을 미국 블랜딩 공룡 박물관에서 구입했다. 그러나 사실 1982년부터 중국에서는 자국의 영토에서 화석이 판매돼 나가는 것을 금지하고 있었기에 이 거래는 불법이었다. 따라서 이 화석을 같이 연구하기로 합의했던 캐나다의 고생물학자 필립 커리 박사는 이 화석을 도로 중국에 돌려주자고 주장했고 블랜딩 공룡 박물관의 관장이었던 스티브 A. 체카스는 여기에 동의했다. 중국 학자의 도움을 구하기 위해서 중국 베이징에 있는 척추고생물/고인류 연구재단 소속의 수 싱 박사에게도 공동연구가 제의되기도 했다. 수 싱 박사는 여기에 동의해 공동연구를 위해서 미국으로 가기도 했다.

이 화석은 1999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10월호에서 처음 대중에게 소개했다. 연구진은 이 화석에 아르카에오랍토르 리아오닝겐시스(Archaeoraptor liaoningensis)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아르카에오랍토르 화석은 일부 육식공룡이 새로 진화해 가는 과정의 한 예시로 평가되기도 했다.

사실은 조작이었다

그런데 아르카에오랍토르의 화석을 살펴본 연구진은 이상한 점들을 발견했다. 화석이 자연스럽지 않았던 것이다. 꼬리에서 몸통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부자연스러웠다는 점, 다리 하나가 다른 다리를 쪼개서 만든 티가 난다는 것이었다. 마치 두 종류 이상의 생물 화석을 꼬리 부분과 몸통 부분을 잘라내서 인공적으로 붙인 것 같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커리 박사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 대학교의 티모시 로어 교수에게 분석을 의뢰했다. 텍사스 대학교에 CT 스캔 장비가 있어 이 장비를 통해 화석을 관측해보기로 한 것이다.

관측 결과 그들의 예상은 맞았다. 아르카에오랍토르의 화석은 실제로는 다른 화석을 여러 개 붙여서 만든 가짜였던 것이다. 로어 교수와 연구진은 아르카에오랍토르 화석에 기존에 알려진 다른 깃털이 있는 공룡인 미크로랍토르(Microraptor)의 꼬리가 이용됐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결과는 2001년에 발표됐다. 이듬해인 2002년 중국 고척추동물 및 고인류 연구소의 저우 중허 박사와 장 푸청 박사, 현 미국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당시 미국 자연사 박물관 소속)의 줄리아 클라크 교수의 공동연구에서 아르카에오랍토르의 상반신과 다리를 이루는 화석은 2001년에 발견됐던 원시적인 조류 야노르니스 마르티니(Yanornis martini)라는 새의 화석을 붙인 것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이렇게 아르카에오랍토르 사건은 화석이 가짜라는 것이 밝혀지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아르카에오랍토르 사건은 오늘날 과학계가 조작이란 것에 얼마나 민감한지, 그리고 얼마나 빠르게 진실이 밝혀지는가를 증명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자료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Archaeoraptor

http://news.nationalgeographic.com/news/2002/11/1120_021120_raptor.html

(National Geographic News: Dino Hoax Was Mainly Made of Ancient Bird, Study Says)

https://www.iflscience.com/archaeoraptor-the-dinosaur-bird-missing-link-and-one-of-sciences-greatest-hoaxes-74153

(IFL Science: Archaeoraptor: The Dinosaur-Bird “Missing Link” And One Of Science's Greatest Hoaxes)

Rowe, T., Ketcham, R. A., Denison, C., Colbert, M., Xu, X., & Currie, P. J. (2001). The archaeoraptor forgery. Nature, 410(6828), 539-540.

Zhou, Z., Clarke, J. A., & Zhang, F. (2002). Archaeoraptor's better half. Nature, 420(6913), 285-285.

이수빈 화석 연구가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 <화석이 말하는 것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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