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승부 나선 네이버·카카오, 실적·주가 희비 엇갈려

2024-11-22

AI 기반 성장 기대감에 네이버 주가 19만 원대 회복

카카오, 모멘텀 부재 속 3만 원대 주가 횡보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네이버와 카카오가 신성장 동력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에 주목, 내년부터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실적과 주가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네이버는 AI 기반 광고·커머스 매출 성장에 힘입어 최근 주가가 19만 원 선을 회복한 반면, 카카오는 성장 모멘텀 부재로 3만 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 정보 데이터 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의 전일 종가는 18만 9700원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7.3% 올랐다. 네이버는 AI 기술 개발 동향 및 향후 서비스 계획을 발표한 콘퍼런스 '단(DAN) 24' 이후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19만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네이버의 주가 상승은 AI를 접목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네이버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실적으로 매출 2조 7156억 원, 영업이익 5253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내년부터는 기존 서비스에 AI를 전면 도입하는 '온 서비스 AI' 전략을 본격화한다. 향후 총매출의 20~2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6년간 1조 원 규모의 '임팩트 펀드'를 조성하는 등 AI 기술 향상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와 관련해 "네이버는 AI 시대에 맞춰 서비스와 기술을 혁신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며 "젊고 능력 있는 리더들을 발탁해 조직을 강화했고, CIC 체제를 부문 체제로 전환해 효율성을 높였다. 앞으로도 이용자와 파트너들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 중 생성형 AI 기반 검색 기능 'AI 브리핑'을 출시할 예정이다. AI 브리핑은 사용자 검색 의도에 맞춰 출처 정보를 종합적으로 요약·제공하며, 외국어 검색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장문·외국어 키워드만으로도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또한 개인 추천 알고리즘에 생성형 AI를 결합한 쇼핑 애플리케이션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도 내년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앱은 사용자의 쇼핑 여정을 돕는 AI 쇼핑 추천 기능을 제공하며, 구체적인 키워드 입력 없이도 사용자 탐색 의도와 맥락을 분석해 상품을 추천한다.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는 이미 2000여 개 기업·기관에 도입되며 B2B 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AI 광고 제작 도구 '아이작',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AI 법률 상담 서비스 등에 활용되고 있으며, 한국은행, 한국수력원자력, HD현대 등과도 도입을 논의 중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AI 사업에서는 글로벌 빅테크 업체와의 경쟁 우려, 커머스에서는 쿠팡과의 성장률 격차, 광고는 유튜브, 인스타그램과의 경쟁 등 여러 가지 우려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실제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실적과 트래픽 지표는 주가가 고점을 찍었던 지난 4~5년 전보다 오히려 더 강력해졌다고 판단한다"며 "AI를 활용한 서비스 강화 전략이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며, 주가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반면 카카오는 AI 사업 전략과 실적 양면에서 뚜렷한 모멘텀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305억 원으로 전망치를 웃돌았으나 매출은 1조 9214억 원으로 전망치를 소폭 하회했다.

주가 역시 지난 8월 처음으로 4만 원 아래로 떨어진 이후 3만 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최근 임원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수에 나서며 주가 부양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전일 종가는 직전 거래일 대비 0.99% 하락한 3만 5150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카카오는 올 4분기 출시 예정인 'AI 쇼핑메이트'와 AI 메이트 '카나나'로 반전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카나나'는 개인 메이트 '나나'와 그룹 메이트 '카나'로 구성된다. '나나'는 1대1 대화를, '카나'는 그룹 대화의 맥락을 파악해 적절한 답변을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는 연내 사내 테스트를 거쳐 내년 상반기 정식 출시할 계획이며, 자체·오픈소스·외부 모델을 결합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채택했다.

특히 카카오는 AI 쇼핑메이트를 통해 커머스 부문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카카오톡 선물하기 전체 거래액 중 10%를 AI 서비스로 발생시키고 있으며, 'AI 선물 탐험', 'AI 와인 탐험' 등이 대표적 AI 쇼핑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와 관련해 "연내 카나나의 사내 CBT(Closed Beta Test, 비공개 테스트)를 시작하고 내년 1분기 중 일반 이용자 대상 CBT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기본적인 수익화 방향성은 구독형 모델을 예상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다양하게 검토 중이며, CBT 이후 이용자 행동 패턴을 보면서 정할 것이기 때문에 서비스 공식 오픈 이후 수익 모델에 대한 공유가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한편, 카카오는 AI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상반기 AI 사업을 위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 사내 AI 관련 조직을 '카나나'로 통합하고, 5단계였던 관리자 직급 체계를 '성과 리더'와 '리더' 2단계로 간소화한 바 있다. 특히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전담하는 연구·개발(R&D) 조직을 별도로 구성해 신규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신규 AI 앱 서비스 출시도 중요하지만, 결국 동사의 이익 성장이 가시화될 광고 사업 반등 시그널이 확인되어야 한다"며 "카카오의 신규 AI 메이트 서비스 카나나는 월간 요금제와 같은 구독형 모델을 BM으로 제시했지만 유저 락인을 이끌 만한 유의미한 효용이 확인되는 것이 성공 기대감을 높이는 선결 조건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dconnec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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