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2위 SK스토아가 매물로 나오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탄탄한 실적과 충성고객, 중소기업 상생 측면이 부각되면서 시장 안팎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주요 플랫폼과 오프라인 유통사까지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고착화된 홈쇼핑 시장에 새로운 사업자가 나타날 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자회사 SK스토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주관사로는 삼일PwC가 선정됐다. 이미 올해 상반기부터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들과 꾸준히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홈쇼핑 시장 M&A는 지난 2007년 롯데쇼핑의 우리홈쇼핑 인수가 유일하다. 2015년 개국한 신세계라이브쇼핑의 경우 이마트가 개국 이전 화성산업으로부터 드림커머스를 인수한 경우다. SK스토아가 매각될 경우 18년 만의 홈쇼핑 M&A가 이뤄지는 셈이다.
현재까지 SK스토아에 관심을 보인 기업은 7곳 안팎으로 파악된다. 구체적인 협상 단계에 접어든 회사는 아직 없으나 몇몇 업체는 내부 검토를 마치고 제안서를 작성하는 등 인수 경쟁에 본격 나설 태세다.
가장 먼저 연결된 곳은 4050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버티컬 패션 플랫폼 A사다. 해당 플랫폼과 홈쇼핑 주력 타겟층이 같아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해당 플랫폼에는 홈쇼핑 사업자 중 유일하게 SK스토아가 직접 판매자로 입점해 상품을 판매 중이다.
중소 백화점을 운영하는 B사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홈쇼핑과 백화점 사업의 시너지 효과는 이미 유통 빅3 신세계·롯데·현대를 통해 증명됐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의 경우 백화점 상품기획(MD), 소싱 역량을 접목해 지난해 개국 9년 만에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이밖에도 커머스 사업 확장을 기하는 대형 플랫폼 C사도 인수 조건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T커머스 매물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유료방송 시장 핵심 사업자 D사도 잠재적 후보군이다. 복수의 TV홈쇼핑 사업자도 SK스토아 인수를 위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스토아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것은 탄탄한 실적 덕분이다. 홈쇼핑 시장은 업황 악화로 고전하고 있으나 꾸준한 흑자 구조를 이어갈 수 있는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SK스토아의 경우 지난 2023년을 제외하면 꾸준히 흑자를 이어왔으며 지난해에도 매출 3023억원, 영업이익 81억원을 기록했다.
승인 사업자로서 가지는 이점도 부각된다. SK스토아는 중소기업 제품 편성 비율 80% 수준을 유지하며 판로 확대 역할을 다하고 있다. 중기 상생 문제로 지적을 받는 플랫폼, 유통사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지점이다.
가격은 1000억원 초~중반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매물로 올라왔던 T커머스 채널들의 사례를 비춰 봤을 때 업계 선두권인 SK스토아 가치는 시장에서 보는 시각보다 높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SKT 관계자는 “SK스토아 매각에 대해 검토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