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 한국거래소의 시스템 오류로 장중 7분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전 종목 주식 매매 거래가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코스피 850개 전 종목의 거래가 ‘먹통’이 된 것은 지난 2005년 한국거래소가 통합 출범한 후 처음이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전산장애 예방체계를 전면 재점검하는 ‘전산장애 대응 프로세스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 운영함에도 전산사고가 발생해 보여주기식 대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복수 거래소 체제로 전환하면서, 거래 체결 시스템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11시 37분부터 11시 44분까지 코스피에 전산 장애가 발생해 주식 매매 거래 체결이 지연됐다.
이로 인해 전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시세 확인과 주문 체결이 이뤄지지 않아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주식거래는 동양철관 1개 종목을 제외하고 오전 11시 44분 이후부터 다시 정상화됐다. 거래소는 정오에 동양철관의 매매 거래를 정지했다가 오후 3시부터 재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장 초반처럼 매수·매도 주문이 몰리지 않는 시간대에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전산장애 예방체계를 전면 재점검하는 ‘전산장애 대응 프로세스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 운영함에도 이번 사고가 발생해 보여주기식 대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6월 전산장애 예방체계를 전면 재점검하는 ‘전산장애 대응 프로세스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바 있다.
당시 한국거래소는 미국 뉴욕증시에서 전산오류로 인해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의 주가가 원래 가격의 1000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으로 표시돼 거래가 한동안 중단되는 일이 벌어진 데 따른 사전 예방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TF를 통해 시장에서 발생 가능한 여러 형태의 전산장애를 사전 예방하고, 장애 발생 시 적시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확립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전산장애 발생시 시장 참가자들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시장 운영을 신속하게 재개하기 위한 효과적 개선방안도 모색한다고 밝혔다. TF는 코스피·코스닥·파생시장 등 담당 임직원으로 구성됐다.
당시 한국거래소는 “향후에도 무장애 시장 운영을 통한 투자자들의 신뢰 확보가 우리 자본시장 레벨업의 기반임을 명심하고 안정적 시장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산 장애에 대한 대비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외국 사례를 보고 대응을 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상황에서 이번 전산오류가 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주식이 인기가 많아 최근 국내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이탈하는 만큼 앞으로 한국거래소가 이러한 사태를 더욱 더 세심히 관리해 사태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출범 후 잦은 전산 오류가 발생해 왔다며, 이번 한국거래소 전산 오류도 넥스트레이드에 도입된 중간가 호가와 연관성이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넥스트레이드 출범 당일인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미래에셋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주식 체결 조회가 1분 이상 지연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일부 투자자는 주문이 체결되지 않은 것으로 오인해 주문 정정, 취소 요구를 하는 등 혼선이 이어졌다. 이 밖에 키움증권에서도 시세 조회 서비스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아울러 넥스트레이드는 출범 당일 개장 직전 테스트 과정에서 서킷브레이커(CB)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개장을 보류했다
이번 한국거래소 전산장애의 원인이 최근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 출범과 함께 도입된 '중간가 호가'에 대해 한국거래소측도 부인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하면서 중간가 호가를 도입한 것이 맞다"면서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으나 중간가 호가에서 문제(로직충돌)가 발생한 것으로 보여지는 만큼, 영향이 없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먹통을 일으킨 한국거래소의 전산장애를 살펴보고 있다. 당국은 필요시 거래소 검사를 통해 사고 발생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규명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규모나 현재 인력 등을 고려해 감사여부를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