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사람, '이 주스' 60일 마셨더니 배가 '쏙'…몸속 지방 태우는 유전자 작동

2025-12-01

같은 오렌지주스를 마셔도 체중에 따라 체내 유전자 반응이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과체중인 경우 지방 대사 관련 유전자가, 정상 체중에서는 염증 조절 유전자가 주로 활성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과학전문매체 스터디파인즈에 따르면 브라질 상파울루대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공동연구팀은 20~30대 건강한 성인 20명을 대상으로 60일간 매일 오렌지주스 2컵을 섭취하게 한 뒤 혈액 분석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실험 전후 채취한 혈액 샘플에서 면역세포의 유전자 활성화 패턴을 관찰했다.

분석 결과 오렌지주스는 단백질 생성과 관련된 1700개 이상의 유전자 활동을 변화시켰다. 이는 혈압 조절, 지방 대사, 염증 반응, 세포 신호전달 등 다양한 생리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참가자를 체중별로 분류해 분석하자 흥미로운 차이가 드러났다. 과체중 그룹에서는 지방세포 생성 및 분해 관련 유전자가 활성화됐다. 특히 GSK3B와 GRK6 유전자는 이 그룹에서만 활동 변화를 보였다. 지방세포 발달과 지방 처리 과정을 조절하는 마이크로RNA 역시 영향을 받았다. 과체중인 사람들의 경우 오렌지주스가 지방 대사 시스템에 집중적으로 작용하며, 비만 관련 유전자와 백색 지방세포 생성 유전자의 활동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정상 체중 그룹은 염증 관련 유전자에서 주요 변화가 관찰됐다. 특히 인터루킨 계열 신호전달 물질과 관련된 유전자에 집중됐다. STAT3, MAPK1, BCL2 등의 유전자가 변화했으며, 관련 마이크로RNA도 영향을 받았다. 오렌지주스는 체내 주요 염증 조절자인 NF-κB의 활동을 낮추고, 이와 연결된 여러 유전자의 활동 수준을 감소시켜 염증 경로를 진정시키는 효과를 나타냈다.

두 그룹 모두에서 공통으로 변화한 유전자도 있었다. 혈압 관련 유전자는 체중과 무관하게 영향을 받았으며, 고혈압 환자에게서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 일부 유전자도 포함됐다. 특히 SGK1 유전자는 연구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유전자의 활동 저하는 혈압 상승 억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오렌지주스는 두 그룹 모두에서 SGK1을 감소시켰다. 약 950개 유전자가 체중과 관계없이 동일하게 변화해 오렌지주스의 보편적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오렌지주스의 어떤 성분이 유전자 변화를 유발하는지 규명하고자 했다. 오렌지주스에 함유된 플라바논 화합물은 체내에서 작은 분자로 분해돼 혈류에 유입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 분해 산물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스위치 단백질에 결합하는지 검증한 결과, 플라바논 분해 산물이 NF-κB, PPAR-α 등의 조절 단백질에 실제로 결합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이는 소량의 플라바논이 다수의 유전자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오렌지주스가 작용할 수 있는 38개 이상의 유전자 조절 스위치를 확인했다. 또한 단백질을 직접 생성하지는 않지만 다른 유전자를 조절하는 유전자 조절자에도 변화가 나타나, 오렌지주스가 개별 유전자뿐 아니라 전체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