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그 한마디만 했다면...” 대구표 7%P 증발 결정적 이유

2025-06-08

표류하는 보수

표류하는 보수

보수가 방향타를 잃었다. 12·3 비상계엄에서 비롯된 조기 대선은 보수의 참패로 끝났다. 선거 막판 다 따라잡았다던 국민의힘의 주장과는 거리가 멀었다. 두 후보의 표차는 289만 표였다.(이재명 1728만 표, 김문수 1439만 표)

“왜 우리당이 패배했는지 분석을 아직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일부 의원이 계시는 것 같고, 다수 의견인 것 같다. 지난 대선 패배의 원인에 대해 좀 더 깊숙히 반성했으면 좋겠다”(6월 5일 국민의힘 의원총회, 조경태 의원)

대선 기간 보수 정당 후보들의 유세 현장에 동행하며 민심의 흐름을 살폈다. 4회에 걸쳐 표심 저변의 민의와 보수의 분열상, 향후 방향을 모색한다. 첫 회에서는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벌어진 보수 민심의 변화를 살폈다

📌1화 : 믄,수가 있다? 계엄 놀란 국민 돌려세울 ‘수’ 없었다 [김문수의 도전과 실패]

📌2화 : 보수의 구명정? 보수의 원흉? 노무현+마크롱 모델은 유효할까 [이준석의 도전과 실패]

📌3화 : 대선 땐 임시 봉합, 터질 게 터졌다…보수 분열의 서사

📌4화 : 6ㆍ3 대선 이후 보수의 길과 재구성 방향은

오르막길이 가팔랐다. 등산하듯 인도를 걷고 다시 계단을 올라야 했다. 아파트는 산 중턱이었다. ‘서울 봉천동 은천 아파트 59㎡’(25평).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집이다. 도지사 두 번, 국회의원 세 번, 장관을 한 그의 재산은 10억7000만원이었다.(3월 27일, 전자관보)

재테크를 생각해 올 수 있는 동네는 아니었다. 부인 설난영씨는 서울대 근처에서 책방을 한 적이 있다. 경사면에 세워진 아파트는 넘어질 것 같은 비탈에서 꼿꼿이 서 있으려는 그의 상황을 떠올리게 했다. 3층 베란다엔 옷 한 벌이 걸려 있을 뿐이었다.

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2일 아파트 쉼터에는 70~80대 어르신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주민들은 그와 부인이 6년 전쯤 이사를 왔다고 했다.

“등산하시는 걸 여러 번 봤어요. 아침에 맨발로 산에 올라가고 그러더라고. 바로 관악산이니까. 주민들 보고 인사도 하고 그래”(조OO, 78)

‘분리수거를 직접 하더라’ ‘지하주차장에 관용차가 태우러 오더라’ ‘부인이 딸네 집에 반찬해서 자주 가더라’ 등 소소한 얘깃거리가 많았다. “잘 모르지만 좀 깨끗하신 분인 것 같다”(정OO, 32세) 거주지인 탓도 있겠지만 젊은 세대의 반응도 호의적이었다.

대선 기간 그가 내세운 트레이드 마크는 ‘진짜 김문수’였다. 이재명 후보의 사법 리스크, 가정사 논란과 대비시켜 ‘반이재명’ 유권자들을 끌어모은다는 전략이었다. ‘깨끗하고 정직한 후보’라는 이미지는 기존 보수 지지층을 빠른 속도로 끌어모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대선을 통해 드러난 보수의 민심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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