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들 사이에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처방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약이 '공부 잘되는 약'으로 알려지면서 시험 준비에 몰래 사용되는 등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만 19세 이하 청소년에게 ADHD 치료제가 136만 7730건 처방됐다. 이는 전년도 112만 2298건보다 21.9%나 증가한 수치다. 건강보험이 적용된 급여 처방만 집계한 결과라 비급여 처방까지 포함하면 실제 증가 폭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몇 년 사이 ADHD 치료제가 '집중력 높여주는 약', '시험에 도움 되는 약'이라는 인식으로 퍼지면서 정작 질환 치료가 아닌 학습 목적의 복용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ADHD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 성별 비율을 보면 남성이 73.2%로, 여성(26.7%)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역별로는 서울(25.4%)과 경기(25.2%) 등 수도권이 절반을 차지했다.
부작용 사례도 꾸준히 보고됐다. 최근 3년간 확인된 부작용은 278건으로 연령이 파악된 83건 가운데 절반 이상인 47건이 19세 미만 환자에게서 발생했다. 주요 증상으로는 △식욕 저하(49건) △불면(30건) △구역·구토(21건) △심장 두근거림(12건) △자극 과민(7건) △틱 증상(7건) △두통(5건) △어지럼증(5건) 등이 보고됐다. ADHD 치료제의 주요 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는 마약류 의약품으로 분류돼 관리된다.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오남용 탓에 정작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약을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 의원은 "ADHD 치료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는 건 긍정적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환자들이 안정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며 "마약류 의약품의 남용을 막고 안전한 처방 체계를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