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이젠 아이들까지?”…청소년 과체중 급증에 제약사들 바빠졌다 [수민이가 궁금해요]

2025-09-12

릴리, 12~18세 마운자로 임상…노보도 위고비 투여 허가 신청

삭센다, 2021년 국내 소아·청소년 투여 적응증 이미 승인

전 세계 청소년 비만율 9.4%…한국도 2022년 14%까지 상승

비만치료제 처방 대상이 청소년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청소년층의 과체중 비율과 비만율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 비만은 설탕, 정제 전분 등 건강에 해로운 지방과 첨가물이 많이 함유된 초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를 즐기는 식문화 영향이 크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는 12세 이상∼18세 미만 비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마운자로 주성분 '티르제파타이드'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2건을 진행 중이다. 각 임상은 2023년, 2024년 시작됐다.

릴리는 2023년 착수한 임상 목적에 대해 "비만 또는 과체중으로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1개 이상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티르제파타이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부터 진행 중인 임상 목적은 "비만 및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을 가진 청소년이 티르제파타이드 투여와 건강한 영양 섭취 및 신체 활동을 병행했을 때 체중과 심혈관 위험 인자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이들 임상은 각각 2029년, 2030년 마무리될 예정이다.

릴리가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으로부터 마운자로의 청소년 투여 적응증 허가를 받으면 우리나라 등에서도 청소년 처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앞서 한국 노보 노디스크 제약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위고비의 12세 이상 청소년 투여 적응증 허가를 신청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또 다른 비만치료제 삭센다는 2021년 한국에서 소아·청소년 투여 적응증에 대한 승인을 획득했다.

비만치료제가 청소년으로 처방 대상을 넓히려는 이유는뭘까. 수요가 공급보다 많긴 하지만 향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층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지난달 14일 국내 출시된 마운자로의 경우 적지 않은 약국에서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마운자로 공급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하다 보니 유통업체 측이 대형 병원·약국 위주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량 제품인 7.5㎎과 10㎎은 공급 부족 등 여파로 10월 중순쯤에서나 국내에 들어올 전망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마운자로 출시에 맞춰 위고비 가격을 용량에 따라 최고 42% 인하하기도 했다.

이들 기업은 치료 대상 질환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릴리는 마운자로의 소아·청소년 당뇨병, 대사 장애 관련 지방간염, 박출률 보존 심부전,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 감소, 사망률 감소 등 치료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심혈관계 사건 발생, 질병 발생률 및 사망률 감소 관련 임상에는 한국인도 참여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청소년층의 비만율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탐욕의 식탁: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식품 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90개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5세에서 19세 사이 아동·청소년의 저체중율은 2000년 이후 약 13%에서 9.2%로 감소한 반면, 비만율은 3%에서 9.4%로 증가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남아시아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비만율이 저체중율을 앞질러, 전 세계 아동·청소년 10명 중 1명꼴인 1억 8800만 명이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 또한 예외가 아니다. 5세에서 19세 사이 한국 아동·청소년의 과체중 비율은 2000년 19.7%에서 2022년 33.9%로 크게 증가했다. 비만율도 5.8%에서 14%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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