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개똥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 ‘나는 반딧불’이란 노래의 가사다.
아이의 작은 세상은 청소년기에 들어서면 확장을 거듭한다. 그리고 그 세상의 중심에는 자아가 생긴 자신이 위치하게 된다. 발달 심리학자인 엘킨드는 이와 같은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의 특징으로 개인적 우화와 상상 속 관중이라는 현상을 꼽는다.
개인적 우화는 자신이 타인과 다른, 특별한 존재라고 믿는 현상을 말한다. 스스로 겪는 고민은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고민이고, 어떤 일을 하더라도 위험이나 죽음은 자신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비합리적인 믿음을 보이기도 한다. 상상 속 관중은 모든 타인들이 나에게 열렬한 관심을 보인다고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가 알게 되고, 결과적으로 큰일이 생길 것이라고 믿는다.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은 발달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특징으로 특별히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시간이 지나 다양한 사회적 경험과 정서적인 성숙 과정을 거치면서 약해진다.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너무 강하면 문제가 된다. 심할 경우, 자아 중심성이 병리적으로 고착되어 자기애성 성격 장애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게 자아 중심성에서 벗어나는 것을 성숙이라, 사회화라 말한다. 모두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할까. 하지만, 동시에 세상에서 가장 특별했던 나를 공동체 속 하나의 존재로 인정하며, 세상의 중심에서 내려오는 과정이기도 하다. 별인 줄 알았던 내가 반딧불임을 인정하게 되는 것처럼.
그런데 명심할 것이 있다. 사회화와 성숙의 결과는 타인의 가치를 바르게 인정하는 것이지, 나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다. 하늘의 모든 별이 스스로 빛나는 것은 아니다. 남의 빛을 빌려 빛나는 것처럼 보이는 별보다는, 스스로의 힘으로 작게라도 빛나는 반딧불이 더 귀하다.
최훈 한림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