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부처 공무원을 포함한 직장인 10명 중 1명이 자신의 직장에서 유흥업소 접대를 하거나 접대를 목격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접대처럼 자신의 업무 성과와 무관한 조직 관행이 여성의 정당한 성과 보상을 가로막은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12일 노동시민단체인 직장갑질119가 올 7월 1~7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에서 룸살롱, 단란주점과 같은 유흥업소 접대를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는 답변자는 14.4%로 나타났다. 중앙 부처와 지방 공공기관 소속 직원 82명 중에서는 이 답변율이 6.1%로 조사됐다. 해당 직장 실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대다수 직장인들은 유흥업소 접대 문화가 잘못됐다고 인식했다. 유흥업소 접대 문화에 대해 76.6%는 ‘성차별, 성희롱 등 부정적인 사회문화를 만들고 기업도 불필요한 비용을 치른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 직장인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81.6%로 남성(72.1%) 보다 높게 나타났다. 유흥업소 접대 문화가 사회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남성 중심의 조직 문화를 만드는 원인이라고 인식했다는 지적이다.
상당수 직장인들은 자신의 직장에서 여성이 성과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고 인식했다. 69.8%는 ‘한국은 여성이 기업 임원이 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들 답변자에게 이유를 묻자 ‘남성 중심 문화와 남성 승진 선호 관행’이 36.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임신, 출산, 육아 부담에 따른 여성 승진 후보자 부족(31.2%), 여성 역량과 리더십에 대한 편견(22.2%)이 뒤를 이었다.
여수진 직장갑질110 소속 노무사는 “이번 설문은 직장 내 성차별적 문화가 고착화됐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하지만) 고용노동부가 여성고용정책과를 폐지하는 등 정책 방향은 (고착화된 문화를 개선하지 않고) 역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