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강철비' 집속탄 첫 실 사격 훈련…"北대화력전 대비"

2025-05-22

육군이 ‘강철비’라고도 불리는 집속탄(또는 확산탄)의 첫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초대형 방사포 개발 등 북한의 최전방 화력 '업그레이드'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한국의 압도적 대화력전 수행 능력을 점검하는 차원이란 게 군의 설명이다. 다만 집속탄은 살상력과 불발탄 등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커 국제 사회에서 사용 자제를 촉구하는 무기다. 육군은 이를 고려해 해상 사격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22일 육군에 따르면 육군 3군단 예하 22사단과 3포병여단, 102기갑여단 등이 참여해 지난 20일 강원 고성군 해안 사격 진지에서 야간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에는 장병 150명이 참여했으며, K9A1 155mm 자주포, K55A1 155mm 자주포, K77 사격 지휘장갑차 등 무기 체계 30여대가 동원됐다. 450여 발의 포탄은 표적지에 명중했다고 육군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K9A1 자주포를 통한 항력 감소 이중목적 고폭탄(DP-BB)에 대한 실 사격도 처음 이뤄졌다. DP-BB 일명 집속탄 또는 확산탄으로 탄두 안에 특수한 자탄이 들어 있다. 모폭탄이 터지면서 수십 개의 자폭탄이 주변으로 확산, 파괴력을 배가하는 무기 체계다. 이를 통해 탄착점 반경의 수백m 일대 장갑 차량도 뚫을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장갑차·전차 등 기갑 장비를 파괴하는 목적으로 주로 쓰인다.

자폭탄이 마치 비처럼 흩뿌려지는 모습 때문에 ‘강철비(steel rain)’란 별명을 얻었다. 육군이 실 사격 훈련에 사용한 집속탄은 항력감소장치(BB)를 부착해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다고 한다.

육군은 이번 훈련에 대해 북한이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의 이동식발사대(TEL) 250대를 전면 배치하겠다고 밝히는 등 최전방 화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설명했다. 육군 관계자는 “적의 화력 도발에 대비해 대응 태세를 확립하고 기계화 장비 공격에 대비하는 데 필요한 작전 계획과 대화력전 수행 능력을 검증·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집속탄은 무차별적으로 자탄이 확산하고 불발탄이 많이 나와 민간인 인명 피해가 큰 무기로 꼽힌다. 우려의 목소리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육군도 이번 실 사격 훈련에서 지상이 아닌 해상 사격 방식을 채택했다는 입장이다.

집속탄에 대해선 국제적으로 이를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도 작지 않다. 2010년 집속탄 사용과 제조, 보유, 이전을 금지하는 유엔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에 120개국이 서명한 게 대표적이다.

한국은 해당 협약에 가입하지 않았다. 집속탄 사용이 협약 위반은 아니다. 다만 마찬가지로 협약에 서명하지 않은 미국도 2003년 이후론 집속탄 사용을 자제해 왔다. 2023년 7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집속탄 지원을 결정하자 국제 인권 단체들이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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