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롯데그룹이 각 계열사에 임원 규모 축소 ‘가이드라인’ 지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유동성 위기설이 제기되면서 몸살을 앓았던 롯데가 실적 등을 기반으로 성과 평가를 사실상 마무리했고 이에 따라 각 계열사에 임원 축소 등을 지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각 계열사에 임원 축소 등의 지침을 내렸다. 계열사별로 임원 규모를 10~30% 축소시키는 안이 거론되는 가운데 실제로는 35%에 달하는 경우도 생겼다. 재도약을 위한 경영효율화가 2025년 정기인사의 화두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을 촉발시킨 주요 계열사는 화학군HQ의 롯데케미칼이다. 2018년 이후 화학산업은 신규 증설 누적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수급이 악화되고 중국의 자급률 향상에 따라 손익이 저하됐다. 롯데케미칼도 이러한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일부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 특약을 미준수하게 됨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이에 따른 대응에 나서야 했다. 다만 롯데케미칼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회사채 원리금 상환에는 무리가 없다는 게 롯데그룹 측 설명이다.
다만 전반적으로 롯데 사업군이 정체기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유통군HQ의 롯데쇼핑의 연결기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0조50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점포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6.5% 증가한 3259억원을 기록했다.
호텔군HQ에 속하는 호텔롯데는 매출을 견인해왔던 면세사업부(롯데면세점)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으로 마이너스(-) 28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임원 축소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등 유통군HQ와 호텔군HQ에 비해 식품군HQ에 속하는 롯데웰푸드는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같은 기간 롯데웰푸드 매출은 3조737억원으로 0.4%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19.5% 증가한 176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식품군HQ에 속한 롯데칠성음료의 3분기 누적 매출은 3조10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5%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하기는 했지만 매출원가 부담이 가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실적으로 분석된다.
물론 식품군HQ의 주요 계열사가 선방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글로벌 사업확대 등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는 시기다. 유통군HQ의 롯데쇼핑 또한 2030년까지 조 단위의 투자를 내세우면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 시점에서 롯데그룹으로서는 사업구조 ‘전환기’에 진입하며 인수합병(M&A) 이후 또 다시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해 성과 평가를 기준으로 각 계열사에 경영효율화를 위한 임원 축소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해당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