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토크박스] 행운의 여신이 갈라놓은 강우콜드… 만감 교차한 두 사령탑의 미소

2025-07-20

독수리와 마법사들의 치고받는 공방전,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한 팀의 손밖에 들 수 없었다.

지난 19일 수원KT위즈파크. 한화와 KT의 양보없는 승부가 그라운드를 수놓았다. 같은 이닝에 점수를 교환한 두 팀은 4회말까지 5-5로 대립했다. 그리고 5회초, 한화 노시환의 좌중월 솔로포가 터지면서 추가 다시 움직였다. 그때 갑작스레 경기장에 빗줄기가 떨어졌고, 관중석 곳곳에 우산이 펼쳐졌다. 그나마 경기를 지속할 수 있던 빗속에서 KT의 5회말 공격까지 마무리됐고, 그렇게 정식 경기가 성립됐다.

바로 그때부터였다. 6회초가 되자 감당 가능하던 빗줄기는 일순 장대비로 바뀌었다. 급하게 경기가 중단됐다. 이후 하늘의 변덕 속에 재개와 중단이 한 차례 반복됐고, 결국 최종 취소 선언이 내려졌다. 1점 차로는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승부였다는 점에서 한화는 기분 좋은 미소를, KT는 안타까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20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강철 KT 감독은 “다 운이죠 뭐”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집에 돌아가는데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비가 내리더라. 이정도면 그라운드 정비가 안됐을 거다. 정비까지 하고 경기하려면 12시는 됐어야 했을 것”이라며 하늘의 뜻에 겸허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겠습니까”라는 한마디에 깊은 아쉬움이 교차했다.

반면 기분 좋은 8연승을 내달린 김경문 한화 감독의 표정은 한결 밝았다. “어떻게 딱 그 타이밍에 비가 그렇게 오나 싶었다. 그렇게 이기면 참 하늘에 감사한 일”이라고 운을 뗀 김 감독은 “승리조를 아끼면서 이길 수 있는 이런 경기는 정말 1년에 한 번 있는 일이다. 두 번 바라는 건 좀 그렇고”라며 환하게 웃었다.

비가 갈라놓은 시리즈의 주도권, 4연전 중 비로 취소된 1경기를 제외하고 2경기를 먼저 가져간 한화가 쥐었다. 이대로 싹쓸이를 원하는 한화와 홈에서의 연패 굴욕만큼은 피하려는 KT의 격돌이 20일 수원을 다시 달굴 일만 남았다.

수원=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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