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끝내기 장면이 나왔다. 주인공은 필라델피아 필리스였다.
필라델피아는 2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3-2로 이겼다. 시즌 57승(43패) 고지에 오른 필라델피아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선두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는 필라델피아 선발 잭 휠러(6이닝 7피안타 10탈삼진 2실점)와 보스턴 선발 워커 뷸러(7이닝 6피안타 2실점)의 호투 속에 팽팽한 접전으로 후반까지 전개됐다.
결국 9회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그리고 승리의 여신이 미소를 지어준 쪽은 홈팀 필라델피아였다. 그런데 승리를 거두는 상황이 참 묘했다.
무사 2루 승부차기로 진행된 연장전에서 필라델피아는 10회말 오토 켐프의 볼넷에 이어 상대 투수 조던 힉스가 폭투를 범해 무사 2·3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에 보스턴은 다음 타자 맥스 케플러를 고의볼넷으로 내보내 베이스를 꽉 채우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에드문도 소사였다. 힉스는 볼카운트 1B-2S에서 바깥쪽으로 빠지는 86.6마일(약 139.4㎞) 슬라이더를 던졌고, 소사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그런데 여기서 소사가 스윙할 때 방망이가 포수의 미트에 스쳤다고 항의했다. 그리고 심판들이 이를 인정, 타격방해를 선언했다. 타격방해는 야구에서 타자의 타격을 고의로 방해하는 행위로 주로 포수의 미트가 배트에 닿거나 수비수가 타석에 침범하는 경우 적용된다. 이 경우 타자는 자동으로 1루로 진루하며, 1루에 주자가 있다면 해당 주자도 2루로 진루한다. 규정에 의거해 소사는 1루로 진루했고, 만루 상황이었기에 3루 주자 브랜든 마시가 홈을 밟아 경기가 끝났다.
MLB 역사상 포수의 타격방해로 경기가 끝난 것은 1971년 8월1일 LA 다저스가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한 경기 이후 54년 만에 처음으로 나온 것이다. 이날 희귀한 기록의 주인공이 된 소사는 경기 후 “솔직히 얘기해 홈런처럼 느껴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