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삼성·SK 中반도체공장 장비반입 규제 완화…'연간 승인'으로 변경

2025-12-30

VEU 지위는 취소 유지…장비 반입 때마다 개별 허가 받는 최악은 피해

연간 물량 사전 승인 방식 도입에도 경영 불확실성은 여전

미국 정부가 중국에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에 대한 장비 반출 규제를 일부 완화하면서, 장비 반입 때마다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은 피하게 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에 부여됐던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위를 취소하는 기존 방침은 유지하되, 장비 반출을 연간 단위로 승인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VEU는 일정한 보안 요건만 충족하면 별도의 허가 절차 없이 미국산 장비를 공급받을 수 있는 예외적 지위다. 삼성전자의 시안 낸드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우시 D램 공장, 다롄 낸드 공장은 그간 VEU 지위를 인정받아 규제 없이 미국산 장비를 반입해왔다.

그러나 미 정부는 지난 8월 말 이들 공장을 운영하는 중국 법인 3곳을 VEU 명단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했고, 해당 조치는 오는 3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이 경우 중국 공장들은 미국산 장비를 들여올 때마다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해 운영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미 정부는 유예 기간 동안 방침을 조정해, 기업들이 매년 필요한 반도체 장비와 부품의 종류·수량을 사전에 제출하면 이를 심사해 연간 단위로 수출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포괄적 허가였던 VEU에 비해 절차는 까다롭지만, 장비 반입 때마다 개별 승인을 받아야 하는 방식보다는 운영상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는 평가다.

미 정부는 VEU 제외가 그대로 시행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에서 연간 약 1천건의 허가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번 조치로 급격한 운영 혼란은 피했지만, 연간 단위로 필요한 장비 물량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경영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중국 내 공장의 증설이나 공정 업그레이드를 위한 장비 반출을 제한하는 기존 방침은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공장 운영이 당장 멈추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면서도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구조화된 상황에서 중장기 경영 전략의 불확실성은 계속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매일신문] 원선우기자

wswoo@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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