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시즌 한화의 개막전 선발 투수는 류현진(38)이 아닌 코디 폰세였다. 류현진은 폰세, 라이언 와이스에 이어 3번째 선발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30대 후반인 류현진의 나이를 고려해 로테이션 순번을 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류현진은 여전히 상대 ‘1선발’과 겨뤄도 밀리지 않는 한화의 ‘에이스’다.
한화는 3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LG와 홈경기에서 5-2로 이겼다. 8연승 후 2연패를 당했던 한화는 지난 26일 대전 KT전부터 다시 4연승을 질주했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이날 7이닝 6안타 1볼넷 6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다. LG의 에이스 요니 치리노스도 6이닝 4안타 2볼넷 6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치리노스보다 더 긴 이닝을 책임졌다. 최고 시속 146㎞ 직구 40개, 커터 24개, 체인지업 20개, 커브 13개 등 총 98구를 던졌다.
속구와 완성도 높은 변화구로 완급 조절을 하며 1-0으로 앞선 5회 2사까지 빈틈없이 투구하다가 박동원에게 동점포를 허용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오스틴 딘과 문보경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김현수의 내야 안타로 추가 실점하며 역전을 내줬다.


이 시점에 류현진의 위기 대처 능력이 발휘됐다. 계속된 무사 1·2루에서 오지환이 희생 번트를 대 1사 2·3루에 몰린 류현진은 이전 타석에서 홈런을 때린 박동원을 고의 볼넷으로 걸렀다. 침착함을 잃지 않은 류현진은 박해민을 투수 땅볼, 문성주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최소 실점으로 대위기를 극복했다.
류현진이 위기를 넘기자 타선이 폭발했다. 1-2로 뒤진 7회 선두 타자 이진영이 바뀐 투수 김진성을 상대로 안타를 쳐 출루했고, 이도윤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가 됐다. 최재훈의 대타로 나간 황영묵이 김진성의 2구째 포크볼을 받아쳐 한화 신구장의 몬스터 월을 넘기는 역전 투런포를 날렸다.
한화는 8회 승리의 쐐기를 박았다. 1사에서 문현빈이 LG 불펜 배재준의 초구를 타격해 중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노시환이 좌중간 2루타로 분위기를 이어갔고, 대타 허인서가 다시 한번 적시 2루타로 추가점을 올렸다. 8회부터 가동된 불펜에선 한승혁(1이닝)과 마무리 김서현(1이닝)이 실점 없이 뒷문을 지켰다. 류현진은 시즌 3승(1패)째를 챙겼고, 김서현은 9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반면 단독 1위 LG는 이날도 타선이 침묵하며 4연패에 빠졌다. 한화와 격차도 1.5경기로 줄면서 위태로운 선두를 이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