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생에너지와 원전 확대 등의 효과로 지난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환경부 소속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2024년도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을 산정한 결과, 6억 9158만t(톤)에 이른다고 밝혔다. 2023년 잠정배출량보다 2%(1419만t) 감소했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확정치보다 1년 여 앞서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을 추산해 2020년부터 매년 공개하고 있다.

국가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은 2018년 7억 8390만t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한때 배출량이 상승하기도 했지만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잠정 집계된 배출량은 2010년(6억 8980만t)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다.
재생에너지·원전 증가, 배출량 감소 견인

지난해 온실가스가 줄어든 건 무탄소 에너지원인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발전량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부문별 배출량을 분석한 결과, 전환 부문의 배출량은 2억 1834만t으로 전년 대비 5.4% 감소했다. 폭염의 영향으로 전기 사용량이 전년보다 1.3% 증가했는데도 온실가스 배출은 큰 폭으로 줄었다.

최민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은 “전환·발전 부문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견인했다”며 “석탄 발전량은 9.6% 감소하고,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발전량은 각각 8.6%, 4.6%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산업 배출량 오히려 증가…수송 부문 미진
산업 부문 배출량은 2억 8590만t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0.5%가량 증가했다. 일부 업종의 경기회복으로 생산량이 늘어난 데다 석유화학·정유 등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의 감축 노력이 미진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수송 부문의 배출량 역시 9746만t으로 전년 대비 0.4% 감소에 그쳤다. 경유차는 4.2% 줄었지만, 전기차 등 무공해차 보급이 23년 16만 8000대에서 지난해 15만 1000대로 둔화한 탓이 컸다. 여기에 하이브리드차가 32% 증가하는 등 휘발유를 사용하는 차량이 많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건물 부문은 평균기온 상승으로 난방을 위한 도시가스 소비가 줄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 농축수산 부문 역시 벼 재배면적이 1.4% 감소하면서 배출량도 2.7% 줄었다. 폐기물 부문은 쓰레기 매립량이 점진적으로 줄면서 전년 대비 3.4% 감소했다.
온실가스를 흡수·저장해 총배출량을 상쇄하는 흡수량은 4016만t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이는 주요 흡수원인 산림 부문에서 산불피해면적과 산지전용면적이 모두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2030 NDC 달성하려면 매년 3.6% 이상 줄여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매년 줄고 있지만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은 2018년 7억 3000만t이던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에 40% 줄어든 4억 4000t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유엔에 제출했다.
2030 NDC 이행점검을 위한 ‘1996 IPCC’ 지침을 적용한 결과, 지난해 배출량은 6억 3897만t으로 산정됐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2억 200만t을 더 줄여야 한다. 온실가스정보센터는 “이는 매년 3.6% 이상의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수준”이라며 “7500만t의 탄소 흡수 및 제거를 통한 감축 노력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후단체 기후솔루션의 한가희 전력시장계통팀장은 “현재와 같은 연 2% 감축으로는 2030년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며 “해법은 석탄발전소 퇴출을 2035년으로 앞당기고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를 두 배 이상 높이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