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조카의 난' 사실상 종식···성장 동력에 주력

2025-03-20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 상무가 자신의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을 상대로 벌여왔던 '조카의 난'은 사실상 종식 국면에 접어든 모양새다. 박철완 전 상무가 우군으로 손잡았던 차파트너스자운용과의 특별관계 해소에 이어 다음주 개최되는 정기 주주총회에 별다른 주주제안마저 하지 않으면서다. 그덕에 경영권 분쟁 이슈를 떨쳐낼 수 있게 된 금호석화는 차후 본업 경쟁력 강화 등 기업의 성장 전략에만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오는 25일 서울시 중구 시그니쳐타워스에서 제48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안건으로는 박찬구 회장의 장님인 박준경 금호석화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 건과 박상수·권태균·이지윤·민세진 등 4명의 사이외사 선임 등이 올랐다. 이번에 올라온 안건들은 모두 이사회가 제안한 내용들이다. 올해 박철완 전 상무의 주주제안은 없었다.

시장에서 '조카의 난'이 끝났다고 보는 주된 배경이다. 그간 박철완 전 상무는 경영권 분쟁에서 주주제안을 무기로 삼아왔다. 법적으로 주주제안의 기한이 2월 초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주총은 큰 잡음 없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전 상무의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한 것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찬구 회장의 아들이자 당시 금호석화 전무였던 박준경 사장은 부사장으로, 딸인 박주형 부사장(당시 상무)은 전무로 승진했다. 박철완 전 상무는 승진에서 누락됐다. 이에 그는 주총에서 본인을 사내이사로 임명하고 자신이 추천한 사외이사로 교체해달라는 주주제안을 내기도 했으나 관철되지 못했다. 박철완 전 상무는 회사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고 퇴임하기도 했다.

이듬해에도 박철완 전 상무는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 삼아 주주제안을 재차 했지만 이때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측 안건보다 더 많은 찬성표를 얻어내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금호석화의 주식 6.82%를 보유하고 있던 국민연금도 박철완 전 상무의 손이 아닌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박철완 전 상무는 지난해 사모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개인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는 차파트너스자산운용에 주주권한을 위임하며 특별관계를 맺었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힘을 합쳐 자사주 전량 소각, 사외이사 추천 등의 주주제안을 하며 경영권을 또다시 흔들려 했으나 결과는 실패였다. 조카의 반란은 번번이 고배를 마시는데 그친 것이다.

최근 금호석화의 공시를 살펴보면 박철완 전 상무의 우군이었던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의 특별관계도 해소됐다. 여기에 그의 누나들이자 특수관계인으로 묶여있는 박은형·박은경·박은혜씨가 금호석화의 주식을 장내매도했던 것도 조카의 난이 막을 내렸다고 보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박은형·박은경·박은혜씨의 지분율은 각각 0.53%였던 것에서 지난해말 기준 0.47%, 0.47%, 0.55%로 낮아졌다. 사실상 이들도 지속되어 온 집안싸움에서 발을 뺀 것 아니냐는 풀이다. 더구나 자신들의 반대 측에 있는 박주형 부사장이 4년 만인 작년 금호석화 주식을 장내매수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말이다.

경영권 분쟁에서 벗어남에 따라 금호석화도 본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화는 지난달에도 새로운 주주환원정책과 향후 성장 전략 등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목표로는 ▲2030년까지 매출 성장률 6% ▲2030년까지 ROE(자기자본이익률) 10% ▲향후 3개년 주주환원율 최대 40% 등 크게 3가지를 제시했다.

금호석화는 특히 친환경 자동차 솔루션 강화, 바이오·지속가능 소재 확대,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전환 가속화를 회사의 3대 성장전략으로 설정하고 드라이브를 건다는 구상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올해 주총에서는 사측 안건 외에 주주제안이 없을 예정"이라며 "앞서 발표한 중장기적 기업 성장 계획에 발맞춰 집중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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