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률 위기…집유체계 단일창구 필요성 대두

2025-12-29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일본·캐나다 사례 주목, 한국형 MMB 구축 필요성 부상

안정적인 생산기반 보호를 위해 생산자들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우리나라 우유자급률은 2010년 65.4%에서 낙농선진국들과의 FTA 체결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겪으면서 2024년 기준 49.9%까지 추락했다.

반면, 우리나라와 같은 유제품 순수입국인 일본의 자급률은 63%에 이른다. 일본 역시 원유가격이 1천80원 대로 미국, EU 등 국가에 비해 40% 가량 비싼 수준임을 감안하면 단순 가격경쟁력 문제보단 낙농산업을 대하는 정책의 차이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일본은 지정생산자단체 제도를 통한 생산자 중심의 집유일원화를 통해 유업체와 대등한 거래교섭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연간 3천억원 이상 규모의 가공원료유 생산자 보급금 제도하에 용도별차등가격제를 운영함으로써 수입 유제품의 국산 원유 대체효과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는 다른 낙농국가에서도 보이는 유사한 형태로 일관된 낙농정책을 펼치기에도 유리하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낙농진흥회, 협동조합, 유업체 등 각기 다른 집유주체가 존립하고 있으며, 낙농정책 역시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고 있다보니 이해관계에 따라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최근 한국낙농연구회(회장 서성원)가 개최한 심포지엄에서도 이같은 문제점이 지적됐다.

지정토론서 한 낙농가는 “낙농선진국은 협동조합 포지션이 낙농가의 80%를 포괄하면서 정책에 일관성이 있다. 우리나라는 3분화된 집유주체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데 어떻게 정책을 끌고 나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뉴질랜드가 수많은 조합을 폰테라라는 단일창구로 만들어 냈는데, 우리는 왜 그런 고민을 하지 않았나 아쉽다”며 “우리나라는 순수입국이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 단일창구를 만드는 것에 소비자 반감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 2개의 기구라도 만들어서 규모의 경제를 이뤄냈어야 했다”고 말했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 조주현 낙농팀장은 “과거엔 국산 원유를 이용해 유제품을 만들어냈다면 이젠 시유를 빼놓고선 대부분 수입 분유를 사용하면서 더 이상 시유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으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용도별차등가격제가 시행 중이지만 유업체들은 조합을 대상으로 원유계약물량을 감축하면서 농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렇듯 제도권 밖에 있는 농가들은 매년 유업체들로부터 원유 감축 요구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고 했다.

이같은 배경에서 거론되는 것이 한국형 MMB(Milk Marketing Board) 구축이 대안으로 다시 제기되고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 한지태 상무는 “생산자기구가 원유판매권과 집유권을 갖고 유업체와 대등한 거래교섭력으로 일원집유 다원판매를 통해 원유시장서 공정한 제도로서 시장경쟁이 이뤄져야 한다”며 “일본, 캐나다와 같이 음용유는 자율협상하되, 가공유는 정부개입 하에 가공원료유 한도수량과 지원단가를 정해서 거래하면 효율적인 수급관리와 국산 유제품 시장 활설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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