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현지시간) 선종하기 전날까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전쟁을 끝내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남긴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까지도 거의 매일 저녁 가자지구에 전화를 걸어 신도들을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기독교인들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이 전해지자 크게 애통해하며 교황을 위한 기도회를 열었다. 가자지구 성가족 성당의 조지 안톤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는 매일 우리에게 용감해지는 법, 인내심을 갖고 강해지는 법을 가르쳐준 성인을 잃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그는 가톨릭과 정교회 신자 등 수백여명에 달하는 가자지구 기독교인들을 언급하며 “우리는 가슴이 아프지만, 교황이 우리를 돌봐주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아는 교회를 남겨두셨음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황은 ‘내가 당신과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마십시오’라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말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성가족 성당의 가브리엘 로마넬리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지막으로 전화를 건 것은 부활절 하루 전날인 19일 밤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교황은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있고, 우리를 축복하고, 우리의 기도에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교황과의 화상 통화에 자주 참여했다는 엘리아스 알사예그는 AFP통신에 “교황은 기도로 매일 전쟁과 유혈 사태의 종식에 대한 우리의 희망을 새롭게 해주셨다”며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위한 그의 기도는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 기독교인들에 따르면 교황은 2023년 10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시작하자 몇 시간 뒤 성가족 성당에 전화를 걸었고, 이런 통화는 1년6개월에 이르는 전쟁 내내 거의 매일 밤 계속되는 일과가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지난해 5월 미국 CBS 시사 프로그램 ‘60분’과의 인터뷰에서 가자지구에 매일 전화를 건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교황은 “매일 저녁 7시 가자지구 교구 신자들과의 대화에서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듣게 된다”며 “그곳의 상황은 너무나도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교황은 선종 하루 전날인 20일 마지막 부활절 강론에서도 “가자지구의 상황이 개탄스럽다”면서 “모든 전쟁 당사자들은 휴전을 선언하고 인질을 석방해 평화의 미래를 열망하는 굶주린 이를 도울 것을 호소한다”는 사실상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