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차별 중단"…현대차그룹, '매출 12조' 현대트랜시스 노조 상경시위에 '골머리'

2024-10-28

【 청년일보 】 현대차그룹이 계열사 내 파업사태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룹의 주력회사인 현대차와 기아 및 현대모비스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을 마무리했지만, 일부 계열사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28일 지금까지 12일째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트랜시스 서산지회(이하 노조)가 서울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현대트렌시스는 전동화 전환의 핵심부품인 자동변속기, 무단변속기, 듀얼클러치변속기 등 변속기 풀 라인업을 생산해 현대차·기아에 납품하는 동시에 제네시스와 K9 등에 들어가는 최고급 시트도 개발·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1조7천억원, 영업이익은 1천1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회사가 통합 출범한 2019년(7조7천억원)에 비해 53% 성장했다.

약 한시간여 진행된 이날 시위에는 노조 추산 1천300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석했다. 이는 5년전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이 통합해 현대트랜시스가 출범한 이후 첫 총파업이자 최대 규모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6월 5일 임단협 단체교섭이 시작된 이후 4개월간 총 15차례에 걸쳐 사측과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사측은 그룹의 눈치보기로 인해 단협의 일부사항만 제시했을 뿐, 임금을 포함한 일괄 제시는 없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인정복 서산지회장은 "회사 매출은 매년 1조원씩 증가해 올해는 12조원대의 역대 최대 매출 달성이 전망된다. 올 상반기에 6조3천억원의 최대 매출에 1천300억원 이상의 최대 영업이익도 달성해 트랜시스는 현대차그룹에서 다섯 번째 큰 회사로 성장했다"면서도 "현장에선 생산물량을 맞추기 위해 연장근로, 특별연장근로까지 마다하지 않았지만 사측은 현장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기본급 15만9천800원의 일괄 정액 인상(정기호봉 승급분 제외) 외 ▲성과급(매출액 2%) 지급 ▲근속·자격 수당 등 각종 수당 현실화, 단체협상 39개 조항의 개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인 지회장은 "문제는 현대차·기아에 이익을 몰아주는 구조에 있다"며 "현대차·기아 영업이익에 비해 트랜시스의 영업이익은 크게 저조한 수준인데, 이는 사측이 그룹 눈치를 보며 합당한 판매단가를 책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시위에는 권영국 정의당 대표도 참석했다.

권 대표는 "현대차그룹이 협력업체 차별을 넘어 계열사 차별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며 "금일 시위는 단순히 돈을 더 달라는 요구가 아닌 자본이 자신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동자를 갈라치는 양극화에 맞선 싸움"이라고 짚었다.

이에 홍상원 현대트랜시스 전무는 지난 14일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노조의 잔업·특근 거부 및 파업이 야기한 공급 불안으로 완성차에서는 자체 생산을 통한 부품 조달을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가 공급을 적기에 이행하지 못한다면 결국 고객사에 대한 신뢰를 잃어 물량이 회수되고, 이로 인한 수익 악화로 급기야 일자리마저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조에 따르면 양측은 오는 29일 10시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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