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망하게 하려고 작정했군!”
1980년, 창업자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입사한 지 3주가 된 한 직원에게 소리쳤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직원 수 30명에 불과한 벤처기업인데 “50명을 더 뽑을 테니 승인해 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게이츠는 “회사 사정이 나빠질 것”이라며 펄쩍 뛰었지만, 직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기술 개발도 결국 사람이 하고, 회사가 성장하려면 훌륭한 인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그의 설득으로 게이츠는 인력 보강에 나섰고, 그때 뽑은 인재들은 ‘MS 신화’를 만든 밑거름이 된다.
게이츠에 맞선 이 용감한 직원의 이름은 스티브 발머(68). 놀랍게도 21일 현재 그의 순자산은 창업자인 게이츠를 앞질렀다. 게이츠보다 MS 주식을 더 많이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그가 주식 배당금으로 얻는 연간 소득만 10억 달러(약 1조3920억원)라니 매일 36억원씩 버는 셈이다.
우리에게 ‘빌 게이츠의 친구’로 알려졌지만, 발머는 ‘세계 최고의 월급쟁이 갑부’다. 창업주가 아닌 직장인 출신으론 유일하게 포브스 세계 부자 순위 톱10에 든다. 이날 기준 그의 순자산은 세계에서 열 번째로 많은 1230억 달러(약 172조원)다.
평범한 집안 출신인 발머는 가업을 이어받은 적도, 자기 사업을 한 적도 없다. 회계·인사·마케팅 담당자로 시작해 CEO 자리까지 오른 34년간 ‘MS맨’으로 일했다.
부자학 권위자인 한동철 고려사이버대 석좌교수는 중앙일보에 “스티브 발머는 부자를 꿈꾸는 월급쟁이들에게 롤모델이 될 만하다”며 “오로지 회사 일만 해서 부자가 된 ‘직업형 부자’들이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라고 밝혔다.
이번 시간엔 ‘샐러리맨 발머’를 세계적 거부로 만든 결정적 장면들과 함께 그의 성공 스토리를 전한다. 과연 나도 ‘월급쟁이 부자’가 될 수 있을까. 한 교수가 만난 이들 부자의 공통점도 알아봤다.
📃글 순서
◦○○천재, ‘월급쟁이 갑부 ’신화 쓰다
◦“발머를 잡아라” 빌 게이츠 어머니가 외친 이유
◦발머 없인 ‘MS워드’도 ‘엑셀’도 없었다?!
◦우직한 샐러리맨이 둔 ‘신의 한 수’
📌[800자 더]“당신도 월급쟁이 갑부가 될 수 있다”
📌[700자 더]“휴대전화 사달라”는 아들에 발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