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부터 AI 학습까지...휴머노이드 로봇 구현 진입장벽 낮춘 ‘버추얼 트윈’

2025-03-08

[3D익스피리언스월드2025]

“테스트·검증 넘어 시뮬레이션...로봇 ‘형태’부터 ‘움직임’까지 가상 공간서 분석”

2020년대 초부터 로보틱스 영역에서 화두로 떠오른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손길을 받고 있다. 미국 자동차 업체 테슬라를 시작으로, 구글·메타·오픈AI·애플 등이 줄지어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중국도 지난해 27억6000만 위안(약 5500억원)의 시장 규모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체계를 갖췄다. 이를 반영하듯, 같은 해 베이징에서 열린 ‘제8회 세계로봇컨퍼런스(World Robot Conference)’ 현장에는 중국 소재 휴머노이드 업체 30여 개사가 참가했다. 현재 글로벌 로봇 업계와 산업은 휴머노이드 로봇 앓이 중이다.

이 배경에서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3D익스피리언스 월드 2025(3DEXPERIENCE WORLD 2025)’에서도 휴머노이드 로봇을 필두로 한 로보틱스 기술이 핫토픽으로 주목받았다.

다쏘시스템은 3차원 컴퓨터지원설계(CAD) 솔루션 ‘솔리드웍스(SOLIDWORKS)’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차세대 방법론을 제시했다. 이 중심에는 ‘버추얼 트윈(Virtual Twin)’이 있다. 버추얼 트윈은 테스트·검증으로 현황을 분석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의 진화 형태로, 미래 현상을 예측하는 시뮬레이션 요소가 내재화된 가상 세계다.

지앙 파올로 바씨(Gian Paolo Bassi) 다쏘시스템 고객 경험 부문 수석 부사장은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넘어가는 현시점의 로봇 공학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소프트웨어도 중요하다”며 “솔리드웍스를 통해 ‘로봇 기체 설계’부터 로봇 동작을 위한 ‘AI 모델 학습’까지 다양한 영역에서의 휴머노이드 로봇 구현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CAD를 통한 로봇 하드웨어 내외부 설계는 물론, 횟수 제한 없이 로봇 동작을 시뮬레이션한 후 이 데이터를 훈련한 AI 모델 또한 구축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는 휴머노이드 로봇 구현의 핵심 기술로 급부상한 ‘피지컬 AI(Physical AI)’와도 맞닿아있다.

바씨 부사장은 “이러한 AI 기반 로봇은 일일이 프로그래밍할 필요 없이 독립적으로 작업을 수행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며 “로봇이 계획부터 실행까지 자율 프로세스를 수행하는 데 AI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로봇 생태계 진출 박차 ‘버추얼 트윈’

마크 레이버트(Marc Raibert) 보스턴다이내믹스 창립자 겸 RAI 연구소 전무이사도 바씨 부사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관찰(Watch)·이해(Understand)·실행(DO) 등 인지 능력을 기반으로 한 자율화가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추얼 트윈 환경에서는 로봇이 각종 변수를 회피하고, 자율적으로 기동하기 위한 다양한 데이터 확보가 가능하다”며 “이러한 데이터를 AI가 지속 학습해 최적화된 로봇 움직임을 구현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솔리드웍스를 통해 다양한 로봇 모델을 고도화하고 있다. 사족 보행 로봇 ‘스팟(Spot)’, 로봇 바이크 ‘UMV(Ultra Mobility Vehicle)’,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Atlas)’ 등 기체가 과정을 거치고 있다. 특히 아틀라스의 운동·인지력 강화를 위해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 기반 연구를 지속하는 중이다.

▲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다양한 운동성(Physical)을 지닌 로보틱스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자료는 아틀라스(좌)와 UMV(우) (출처 : 다쏘시스템 유튜브 채널)

국내 조리 로봇 업체 에니아이도 버추얼 트윈을 통한 로봇 기술 고도화를 경험했다. 에니아이는 햄버거 패티 조리 로봇 ‘알파 그릴(Alpha Grill)’을 보유했다. 최대 8개의 패티를 양면으로 조리하는 이 로봇은 시간당 200개 이상의 패티를 생산한다. 해당 로봇 개발에도 솔리드웍스가 활용됐다. 에니아이 개발자는 10년 이상 솔리드웍스 활용 경험이 있는 인력으로 구성됐다.

특히 이강규 에니아이 테크리더는 솔리드웍스의 협업 기능을 강조했다. 그는 “알파 그릴에는 5000개 이상의 부품과 30개가 넘는 센서가 탑재돼 있다”며 “솔리드웍스는 CAD 디자이너가 설계 과정에서 데이터 관리 작업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지 않도록 지원했다”고 말했다.

에니아이는 솔리드웍스 내 데이터 연계 기능을 통해 다양한 프로세스를 담당하는 각 작업자를 연결했다. 이를 통해 프로세스 효율을 끌어올렸고, 개발 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알파 그릴 후속작인 ‘뉴 알파 그릴(NEW Alpha Grill)’을 출시했다.

다쏘시스템은 이 밖에 각종 스타트업 지원 정책을 통해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원 대상 스타트업 중 상당 비율이 로봇 업체로 구성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그램은 ‘3D 익스피리언스 랩’, ‘오픈 이노베이션 랩’,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등이다.

초기 스타트업에 솔리드웍스 무료 제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2년 차부터 연차에 따른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2년 차 70%, 3년 차 50%, 4년 차 40% 등 식이다.

한편, 마니쉬 쿠마(Manishi Kumar) 솔리드웍스 CEO 겸 R&D 부사장은 다른 시각의 로보틱스 기술 고도화 방법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쿠마 부사장은 “솔리드웍스는 로봇 도입을 원하는 현장에서 로봇이 어떻게 통합되고, 그곳에서 어떤 가치를 생산하는지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며 로봇 운영 측면에서도 버추얼 트윈 기술이 활용됨을 강조했다.

휴스턴(미국)=헬로티 최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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