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무장한 이민 단속 요원 경기장 진입 막아···당국 “잠깐 주차장에 있었을 뿐”

2025-06-20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미등록 이민자 단속과 이에 대한 항의 집회가 교차하는 가운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팀인 LA 다저스 홈구장 주변에서 단속 요원들이 목격돼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다저스 구단 측은 엑스에 “오늘 오전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다저스타디움에 와서 주차장 진입 허가를 요구했으나 구내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구단은 덧붙였다.

LA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다저스타디움에서는 흰색 밴과 여러 대의 SUV를 탄 연방 요원들이 경기장 내로 진입하려고 시도했지만 보안 검문소에서 막혔다. 차량 사이에 서 있던 일부 요원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권총으로 무장한 채였지만, 신분을 나타내는 표식이나 배지를 착용하지 않았다. 이들은 소속을 묻는 기자에 “국토안보부(DHS)”라고 답했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대 수십 명도 경기장 앞에 몰려들었다. ‘내 얼음(ICE)이 부서지는 게 좋다’고 적힌 피켓을 든 이들은 ‘ICE는 LA에서 나가라’, ‘다저스는 어디 있나’ 등의 구호를 외치며 공개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ICE와 DHS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트리샤 맥러플린 DHS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번 일은 다저스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관세국경보호청(CBP) 소속 차량이 주차장에 아주 잠깐 있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ICE도 엑스에 “거짓이다. 우리는 그곳에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CNN 등 외신들은 “다저스타디움이 대도시 인구 밀집 지역 내 비교적 고립된 지역에 있다”며 이민 단속 관련 기관 요원들이 경기장에 진입하려 한 목적에 의문을 제기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경찰은 LA타임스에 “연방 요원들이 브리핑하기 위해 경기장 근처에 모인 건 사실”이라며 “SNS에 차량 사진이 퍼지기 시작할 무렵에는 이미 떠난 뒤였다”고 밝혔다.

라틴계 팬이 많고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LA를 연고지로 둔 다저스는 그간 이민 정책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 15일 라틴 팝 가수 네자가 경기장에서 스페인어로 미국 국가를 부르자 이를 말리는 구단 관계자의 모습이 찍힌 영상이 확산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반면 LA 지역의 다른 스포츠 구단인 LA FC와 에인절 시티 FC는 이민자 지지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경 문제를 총괄하는 톰 호먼은 이날 “농장과 호텔 등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이민 단속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범죄자를 최우선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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