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김정은 초상휘장은 우상화 2단계 시작된 것”

2024-06-30

30일 북한 관영매체 사진에서 김정은 초상휘장이 포착된 것과 관련해 우상화 2단계가 시작된 것으로 북한 정치가 ‘선대 계승’ 프레임에서 ‘김정은 시대’로 전환한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김정은 우상화 본격화에서 ‘전면화’로 전환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2년 김정은의 당 운용 경험을 토대로 한 ‘새 시대 당건설이론’ 전면적 학습을 내세우며 우상화 본격화 움직임을 보였고, 2024년 들어서는 ‘태양절(김일성 생일)’ 명칭 축소, 선대와 같은 반열의 김정은 초상화 걸기, 김정은 단독 휘장 착용 등 우상화 ‘전면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상화 단계는 크게 두 단계로 첫 번째 단계는 집권 초에 권력을 장악하고 제도적 지위에 걸맞는 지도자로서의 우상화 단계, 두 번째 단계는 제도적·정치적 지도자 이상으로 사상가적·시대사적 지도자로 절대화하는 단계로 구분 가능하다“며 “현대 두 번째 단계로 진입해 우상화를 전면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이같은 움직임은 “선대 계승 프레임에서 독자적 ‘김정은 시대’ 프레임을 전환한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지난 연말연시 김 위원장이 김일성의 업적을 김정일 시대에 기리며 만든 ‘조국통일3대헌장 기념탑’을 두고 “꼴불견”이라며 철거 지시하거나, 선대 계승을 부정하는 듯한 움직임을 노출해왔다. 이에 대해 통일부에서는 선대 부정은 북한 내에서 반발을 불러오거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월 5일 개최한 4대국책연구기관 특별 좌담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김일성·김정일 선대 유훈을 뒤집어가며 통일 노선을 폐기한 것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김정은 세습 권력의 기반을 허무는 것으로 내부에서 이념적 공백이나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도배제할 수 없다“고 한 바 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집권 12년 중 2017년까지는 선대 계승성을 강조하던 시기, 2018·2019년 이후 김정은 독자적 업적 만들기 위해 노력한 시기, 2019년 이후 선대와의 정책적 차별화, 일부는 부정하면서 자신만의 독자성 부각하고 2023·2024년 들어 ‘적대적 두 국가론’과 같은 파격적인 정책 전환을 통해 선대와의 일정한 거리두기 또는 차별화를 본격화하고 있다“며 “김정은 시대 고유의 정책 아젠더와 우상화 프레임 부각에 주력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초상휘장이 본격 등장한 만큼, 앞으로 초상휘장은 전국적, 전단위, 전당원 상대로 순차적으로 보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당원과 일반 주민들에게도 패용시키며 우상화를 강화하고 올해 하반기 헌법 개정과 내년 제9차 당대회에서 당규약 개정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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