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은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단골 식재료다. 바쁜 아침에 ‘뚝딱’ 만들어낸 달걀프라이를 밥과 함께 먹으면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된다. 달걀에 남은 채소를 넣고 버무려 달걀말이로 먹거나 달걀찜, 계란국, 토마토 달걀볶음 등 다양한 요리로 활용해도 좋다. 칼로리가 낮아 밤에 먹어도 부담이 덜 하고, 단백질과 시스테인 성분이 풍부해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줘 술안주로도 이만한 게 없다. 그런데 달걀은 신선식품인 만큼 보관법과 유통 과정에 따라 품질과 신선도가 달라진다. 섭취 방법에 따라 몸에 흡수되는 영양소도 달라지기 때문에 몇 가지만 신경 쓰면 더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

달걀은 ‘완전식품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달걀에는 비타민A, 비타민D, 비타민E 등 다양한 비타민군이 고루 들어있고, 철분, 아연, 인 셀레늄 등 미네랄이 풍부해 신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달걀은 칼로리가 낮아 여성들의 다이어트식에도 자주 쓰인다. 동안 피부와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배우 고현정은 최근 자신만의 달걀 프라이 식단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70% 성공인가요?”라며 “후추 조금, 할라피뇨 조금, 케이퍼 조금. 전 이렇게 먹어요”라는 멘트와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맛있어요. 소금은 안 뿌려요”라고 적었다. 실제로 달걀 한 개는 약 70㎉ 정도로 칼로리가 낮다. 또 달걀에 풍부하게 든 단백질은 다이어트 중 잦은 허기를 달래주는 효과가 있다.
날씨가 더운 여름철엔 달걀 보관법에 신경을 써야 한다. 껍데기에 표기된 산란일자를 확인하면 신선한 달걀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된다. 달걀 껍데기에 있는 10글자 중 앞 4자리가 산란일자를 나타낸다. 우리나라는 2019년부터 소비자에게 달걀에 대한 안전성 확보 및 정보 제공을 위해 ‘달걀 산란일자 의무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손으로 달걀을 살짝 흔들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신선한 달걀은 흔들었을 때 아무 소리가 나지 않는 반면 상한 달걀은 물처럼 풀어진 노른자가 흔들리면서 섞이는 느낌이 난다.
달걀은 작을수록 달걀의 신선도가 잘 유지된다. 달걀을 많이 낳은 닭일수록 껍데기가 얇아지고 크기는 커지기 때문이다. 달걀 껍데기가 얇으면 유통과정에서 깨지거나 미세한 균열이 생기기 쉽다.

달걀의 신선도를 유지하려면 보관법이 중요하다. 달걀 껍데기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구멍이 있는데, 깨끗하게 보관하기 위해 달걀을 씻으면 껍데기의 보호막이 씻겨나가 구멍을 통해 오염 물질이 내부로 유입될 수 있다.
달걀을 보관할 땐 둥근 쪽은 위로, 뾰족한 쪽은 아래로 향하도록 보관한다. 달걀의 둥근 부분에는 기실이라는 ‘숨구멍’이 있으므로 아래로 향하게 보관하면 신선도가 떨어져 쉽게 상한다. 냉장고에 내장된 트레이가 아니라 밀폐 용기에 보관할 때는 달걀 사이에 켜켜이 종이를 깔고 쌓으면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달걀은 보통 실온에서 1~2주, 냉장 보관 시 한 달가량 보관이 가능하다. 달걀을 냉장고 문 쪽에 보관하는 경우가 많은데, 문을 여닫을 때마다 온도가 변하면서 수명이 짧아지게 되므로 가급적 냉장고 깊숙이 넣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
달걀을 먹기 전엔 신선한지 체크를 한 뒤 섭취한다. 신선하지 않은 달걀은 노른자와 흰자 경계선이 뚜렷하지 않거나 심한 경우 확 퍼지기도 한다. 신선한 달걀은 노른자와 흰자의 구분이 명확하고 노른자에 이쑤시개를 꽂아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달걀 껍데기에는 오염된 살모넬라균이 있을 수 있어 조리 전에 반드시 씻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간혹 씻지 않은 날달걀에 구멍을 뚫어 입에 대고 먹거나 손으로 쪼개 그대로 조리하기도 하는데, 이때 껍데기에 묻은 세균이 입이나 음식으로 유입될 수 있다.
세균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달걀을 익혀 먹는 것이 좋다. 살모넬라균은 열에 약해 조리과정(70도에서 3분 이상 가열)에서 거의 사라지지만 익히지 않은 상태로 먹을 경우 균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달걀 속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섭취하기 위해서도 완전히 익혀 먹는 것이 좋다. 달걀은 단백질이 풍부하지만, 트립신의 작용을 방해하는 물질도 들어있다. 트립신 방해 물질을 없애려면 달걀을 충분히 가열해야 한다. 달걀을 익혀 먹으면 단백질 섭취율이 91%에 달하지만, 날로 먹으면 52%에 불과하다고 보고된 바 있다.

또 날달걀이 ‘탈모’를 유발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는 날달걀 흰자 속 ‘아비딘’ 성분 때문이다. 날달걀의 아비딘 성분은 장에서 비오틴과 결합하는 특성이 있어 비오틴의 흡수를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날달걀을 자주 섭취해 비오틴이 심하게 결핍되면 탈모가 생길 수 있다. 이 성분은 달걀을 익히면 사라진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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