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몸 파고드는 '이 암'…여성보다 남성이 두 배 위험 [건강+]

2025-06-24

신장은 강낭콩 모양으로 양쪽 등허리 쪽에 보통 주먹 크기로 붙어 있다. 소변을 통해 우리 몸의 노폐물을 걸러주고 체내 수분과 염분의 양, 전해질 등을 조절해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신장 조직, 신실질에 생긴 암이 ‘신장암’이다. 반면, 종종 혼동되는 ‘신우암’은 소변이 모이는 깔때기 형태의 부위에 발생하는 암으로, 신장암과는 발생 위치와 성격이 전혀 다르다.

세계일보가 2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요청해 받은 ‘신장암 발생 환자 현황’을 보면 2015년 2만3400명에서 지난해 4만5678명으로 10년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남성이 3만1041명, 여성이 1만4637명으로 남성 신장암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정규환 한양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에게 신장암 발생 원인과 증상, 치료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신장암 발생 원인과 증상에 대해서

신장암의 발생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진 게 없지만, 흡연, 식습관, 혈압이나 당뇨 등 성인병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흡연은 대표적인 발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흡연 시 생성되는 발암물질이 전신을 순환하며 신장 조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또 고단백·고탄수화물 위주의 고칼로리 식단,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 역시 위험 요소로 지적된다. 신장암은 가족력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에 관해 유의하는 게 좋다.

신장은 양쪽 등허리 쪽에 위치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깊은 곳에 있으므로 종양이 아주 커지기 전까지는 알아차리기 어렵다. 증상도 어느 정도 신장암이 진행되기 전까지는 없다. 보통 건강검진에서 초음파를 통해 신장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미세한 혈뇨를 보이기도 하지만 육안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이 외에도 옆구리 통증 또는 옆구리 주변 복부에 종괴가 만져진다면 신장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신장암 검사는 어떻게

암 하면 보통 조직 검사를 통해 발견한다고 생각하지만, 신장암은 대부분 영상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된 복부 초음파를 통해 발견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이후에는 CT 정밀 검사를 통해 90% 이상 정확도로 암의 여부를 판단한다.

신장을 조직 검사하는 경우 과다 출혈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CT에서 암 여부가 불분명하여 조직 검사를 고려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MRI를 먼저 촬영한다. MRI에서도 모호한 경우일 때에 조직 검사 시행을 고려한다. 조직검사가 없어도 영상에서 신장암이 확실시되면 양성의 가능성을 설명하고 바로 수술을 진행한다.

◆신장암 치료법

전이가 없는 신장은 일차적으로 수술을 통해 치료한다. 병의 진행 여부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개는 수술을 통해 완치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 쉽게 말해 크기가 작은 1기 신장암의 경우에는 수술을 통해 암을 완전히 제거하면 95% 이상의 5년 생존율을 보인다.

신장암의 크기, 종양의 위치, 깊이에 따라서 제거의 수준은 달라진다. 통상적으로 1기 신장암이라고 하는 것은 7cm 미만의 신장암을 말한다. 7cm 미만 중에서도 4cm를 기준으로 해서 종류가 나뉜다. 종양의 크기가 4cm보다 작으면 1기 A이고, 4cm보다 크면 1기 B이다. 대부분 1기 A, 4cm 미만의 종양은 신장 전체를 잘라내는 것보다 해당 종양만 부분적으로 절제하는 신부분 절제술을 고려해 치료한다.

그러나 단순히 크기만으로 절제 범위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4cm라도 신장 외곽에 위치한 종양은 신부분 절제술이 가능하지만, 중심부에 깊이 위치한 경우엔 신장 전체를 절제해야 할 수 있다. 종양의 위치, 모양, 깊이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해 수술 범위를 정하는 셈이다. 수술 후에는 반대쪽 신장이 기능을 어느정도 보완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능 저하 가능성이 있어 정기적인 검진과 관리가 필요하다.

수술 방식도 다양하다. 과거에는 개복 수술이 일반적이었으나, 현재는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이 주를 이룬다. 특히 신 기능 보존이 중요한 경우 로봇 수술의 섬세한 봉합이 효과적이다. 다만 종양이 크거나 주변 장기까지 침윤된 경우에는 개복 수술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수술 방식의 우선적 고려는 질환의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면 된다. 또한 전신 상태 등으로 인해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고주파 절제술이나 냉동 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는 종양에 바늘을 삽입한 후 고열 또는 냉각으로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식이다. 전이되었거나 재발한 경우에는 표적 치료제나 면역 항암제를 활용하는데, 이 역시 환자의 전신 상태와 질환 진행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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