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뻑쇼' 끝난 후… 싸이가 SNS에 박제한 '광주 왁킹남'의 정체는?

2025-09-04

지난달 ‘싸이흠뻑쇼 SUMMERSWAG2025 - 광주’가 끝난 후, 가수 싸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한 남성의 영상이 올라왔다. 싸이는 ‘광주 왁킹남 찾았습니다. See the class of my crowd!!!’이라는 멘트와 함께 작품성, 예술성, 독창성, 대중성, 진정성 부문에서 모두 별 다섯개를 줬다. “등장부터 엔딩까지 완벽한 빌드업의 서사였다”며 영상의 주인공을 태그했다. 그렇게 그는 ‘광주 왁킹남’으로 불리며 SNS를 뜨겁게 달궜다.

영상에서 그는 8월 23일부터 24일 양일간 광주에서 진행된 ‘싸이흠뻑쇼’에서 격정적으로 ‘왁킹 댄스’를 추며 카메라와 관중을 한눈에 사로잡은 인물이다. 취재 결과, 영상 속 남성은 김태산씨였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무대를 즐기는 김씨는 4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두 눈을 의심했다”면서 “자고 일어났더니, 싸이의 오피셜 계정에서 나를 언급하고 있는 거다. 아무리 보고 또 봐도 나였다”고 놀라워했다.

그는 “나의 영상에 수많은 사람이 ‘좋아요’와 댓글을 남기는 것은 물론, 잊고 지내던 지인의 지인에게까지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왁킹 댄스를 추기 위한 작정을 하고 싸이흠뻑쇼에 참가한 것이냐는 물음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표도 구하지 못했다. 친구들도 다 올해는 가지 않겠다고 해서 나도 올해에는 흠뻑쇼에 가지 않아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입장 두 시간 전에 갑자기 지인에게서 '표를 구했다'는 연락을 받았고, 그렇게 가게 됐다”고 했다.

영상에서는 무대에서 독무를 펼치는 듯한 그의 모습을 조명하는데, 미리 얘기 된 것이 있었는지는 많은 네티즌이 궁금해하는 대목이었다.

김씨는 “그렇지 않다. 카메라 감독님이 멀리 있는데, 저희를 비추는 순간 미친 듯이 춤을 췄다”면서 “이렇게까지 파장이 커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콘서트 및 스포츠 경기를 보러 갔을 때 전광판에 예상치 못하게 모습이 비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는 때마침 찾아온 기회에 카메라 감독을 사로잡으며 오로지 자신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도록 춤을 췄다.

그는 “‘광주 왁킹남’으로 불리게 된 후로 후회는 없다”며 “재미있게 잘 놀고 즐기기도 했고, 내가 카메라 욕심도 있고, 멍석을 깔아주면 절대 빼지 않는 스타일이다”라고 했다.

그에게 ‘연예인의 공식 계정에 올라와 많은 관심을 받았을 텐데, 이에 대해 불편함을 겪지는 않았는지’ 질문했다.

김씨는 “길을 가다가 알아보는 분들이 생기게 되고,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는데 간호사 선생님도 알아보셔서 민망했다. 사실 실감이 잘 나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SNS나 유튜브 알고리즘에 내 영상이 뜨니까 댓글을 확인하게 되는데, 10개의 댓글 중에 1개는 악플이 달린다. 주로 인신공격인데, 주변 사람들이 입을 조심하고, 나서지 말라고 하면서 대신 답글을 달아 싸워주곤 한다. 거기에서 직접 나서지 못하는 답답함이 있다”고 토로했다.

덧붙여, “악플의 당사자가 돼보기 전까진 몰랐다. 스스로도 행동이나 말 같은 걸 조심해야 하는 게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가 춘 ‘왁킹 댄스’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해 김씨는 “왁킹 댄스는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꺼내서 추는 춤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춤을 출 때만큼은 당당하게 모든 것을 보여주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또, “춤 자체로 보면 여성적인 라인을 강조하는 춤이라고도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김 씨는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계기로 대중이 왁킹 댄스에 대해 “따라 하기 어렵다”거나 “너무 어려워서 불편하다”는 생각을 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왁킹 댄스를 사랑하는 만큼, 왁킹 댄스가 대중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그의 춤사위를 보며 “이렇게까지 축제를 잘 즐기는 사람은 처음 본다”, “광주콘은 이 사람이 다 살렸다”, “싸이가 애타게 찾을 만 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정문 온라인 뉴스 기자 moon77@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