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기 일주일 전’, 당신은 그런 상황이라면 어떤 사랑을 하겠습니까

2025-04-01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네덜란드의 철학자 바뤼흐 스피노자가 한 말로 잘못 알려진 이 경구는 종말, 멸망, 죽음 앞에 초연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실제로 이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지금으로 치면 당장 자신이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대부분은 패닉에 빠져 정신을 놓거나 정말과 분노를 세상에 쏟아놓을지 모른다.

하지만 인생은 마냥 그렇지 않다. 잠깐이라도 찾아오는 이 감정을 의외로 쉽게 넘어간다면 삶을 관조할 수도 있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마치,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사건의 전에 조용히 자신을 다잡는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그러한 작품이다. 이 고요하지만 울림이 있는 항해에 배우 김민하와 공명이 몸을 실었다.

1일 ‘만우절’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제작발표회를 연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서은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영화 ‘바람바람바람’, ‘극한직업’의 조감독 출신으로 최근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를 연출하기도 했던 김혜영 감독의 작품이다. 여기에 ‘연애의 온도’ ‘글리치’ 등을 연출한 노덕 감독의 크리에이터로 합류했다.

드라마는 청춘 로맨스에 판타지 설정을 끼워 넣었다. 고교시절 만우절에 서로 이름을 바꾸는 장난을 치다 친해진 김람우(공명)와 정희완(김민하)은 그 일을 계기로 친해지고, 서로를 좋아하게 되지만 불의의 사고로 김람우가 세상을 떠난다. 자신 때문에 첫사랑이 그렇게 됐다고 여긴 희완은 청춘을 놓고 인생을 흐르는대로 두는 ‘은둔형 외톨이’가 됐다. 그 와중에 첫사랑 람우가 저승사자의 모습으로 나타나 일주일 후에 희완이 죽는다고 예고한다.

마치 넷플릭스 ‘지옥’의 줄거리 한 줄을 듣는 듯 섬찟한 내용이지만, 줄거리는 잔뜩 물기 머금은 청춘의 로맨스를 보여준다. 저승사자 첫사랑은 삶의 의욕이 없는 주인공을 자신이 버킷리스트를 이룬다는 핑계로 자꾸 세상에 끄집어내고, 겨우 힘을 얻은 주인공은 볼 수 없는 첫사랑의 모습에 가슴이 저민다. 이런 어려운 캐릭터는 공명과 김민하의 얼굴을 통해 드러난다.

공명은 김혜영 감독과 ‘극한직업’을 통해 호흡을 맞춰본 적이 있다. 그리고 2021년 SBS ‘홍천기’ 이후 군 복무에 매진하다 4년 만에 복귀했다. 김 감독이 주인공으로 집은 김민하는 2022년 애플TV+ 드라마 ‘파친코’ 시리즈로 도드라졌으며, 디즈니플러스 ‘조명가게’를 최근 공개했다. 공교롭게도 ‘조명가게’에서는 이미 죽은 인물로, ‘내가 죽기 일주일 전’에는 죽음을 앞둔 인물로 그려진다.

김민하에게 이 이야기는 극으로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였다. 그는 “개인적으로 그리움의 의미, 남겨진 사람들의 의미 그리고 죄책감을 안고 사는 사람에 대해 오래 생각하고 있었다”며 “대본을 보자마자 반가웠고, 이를 담담하게 풀어가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보고 싶은 작품은 기본적으로 사랑이 바탕에 있는 작품이다. ‘조명가게’나 ‘내가 죽기 일주일 전’ 모두 하나는 사후세계의 세계관에서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다른 하나는 사랑을 바탕으로 살아갈 힘이 그리움이라고 생각한다”며 “실제 보시는 많은 시청자들께 위로와 위안이 되는 작품이었으며 좋겠다”고 바랐다.

공명은 “다소 내성적인 람우의 성격이 실제 학창시절 제 성격과 닮아있다”고 돌아보며 “람우의 캐릭터에 그만큼 잘 몰입할 수 있었다”면서 “4년 만의 복귀는 그만큼 뜻깊다. 앞서 ‘저승사자’를 연기하는 선배들의 연기를 보면서 저만의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불과 한 살 차이인 그들은 “우리의 호흡이 이 작품의 관전포인트”라며, 공명은 “‘첫사랑의 아이콘’ 수식어를 곧 김민하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어떻게 보면 지극히 현실적이지 않은 이야기는, 서서히 서사를 쌓아가는 이들의 맨얼굴 앞에 서서히 땅에 안착하기 시작한다. 어쩌면 허무맹랑할 것 같은 이야기는 이들의 힘으로 서서히 ‘나라면 저럴 때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돌아오기 시작한다.

돌아온 공명과 여전한 김민하, 이들의 호흡이 봄날의 눈부심의 명도와 처연함의 채도를 더할 티빙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3일부터 티빙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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