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공시 시행 한달…상장사 여전히 눈치보기

2024-06-27

2577개 상장사 중 기업가치 제고 계획·예고 공시 7곳에 불과

낮은 이해도·인센티브보다 큰 부담에 일단 지켜보는 상장사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 공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으나 상장회사들의 참여도는 미지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에 대한 부족한 이해도와 함께 현 상황에서 공시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 것이 저조한 참여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설명회 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6일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및 예고 공시를 한 기업은 7곳에 그쳤다.

△키움증권 △에프앤가이드 △콜마홀딩스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고 △KB금융 △DB하이텍 △우리금융지주 △HK이노엔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 예고 공시를 올렸다. 콜마홀딩스의 경우 지난 20일 예고 공시를 한 이후 26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코스피 상장사가 841개, 코스닥 상장사가 1736개에 달하지만 밸류업 관련 공시에 나선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한국거래소가 대기업·중견기업·코스닥 기업의 이사회, 공시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아직 참여가 요원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상장사들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상장사들이 밸류업 프로그램, 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관련한 간담회에 적극 참석하면서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그 정확한 내용의 이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 하다”고 전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의 이점보다 부담이 크다는 점도 적극적인 공시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6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콜마홀딩스는 당일 주가가 4.06% 올랐으나, 앞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키움증권과 에프앤가이드는 공시 이후 26일까지 각각 3.00%, 10.19%나 하락했다.

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키움증권은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으로부터 밸류업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디테일이 많이 부족하고 깊이 고민한 흔적도 없다며 C학점 평가를 받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시장의 관심을 많이 받으면서 여러 가지 평가도 받다보니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며 “인센티브보다 부담이 더 큰 상황이라 초기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및 해설서가 발표됐지만 공시 작성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비용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일부 회계법인이나 컨설팅회사 등은 밸류업 관련 유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당장 비용을 투자한 밸류업 공시가 상장회사들의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시행 한달째인 만큼 평가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보다 중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고, 설명회 등을 통해 상장기업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참여를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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