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동결·무상 버스 공약’ 고물가에 지친 표심 사로잡았다

2025-11-05

1% 지지에서 승리까지 대이변

기존 딱딱한 유세 방식서 벗어나

직접 거리 다니며 시민들과 접촉

무상 보육 등 ‘복지 공약’ 강조

재계 인사에도 거리낌 없이 구애

‘논란거리’ 과거 발언 빠르게 사과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34)가 4일(현지시간) 100여년 만의 최연소 뉴욕시장에 당선됐다. 맘다니 당선인은 고물가에 시달리는 뉴욕시민들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진보적 복지 공약을 앞세워 지지층을 결집했다. 새로운 방식의 선거운동, 자신을 반대하는 정·재계 엘리트들과도 손잡을 수 있는 유연함, 과거 언행에 대한 비판 수용과 사과 등도 승리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0월 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맘다니 당선인은 올해 1월만 해도 지지율이 1%에 불과했을 정도로 인지도가 낮았다. 주류 언론의 관심과 당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그는 직접 거리로 나가 시민들을 만나고 이 장면을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가 지난해 11월 대선 직후 뉴욕 거리에서 시민을 인터뷰한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하면서 ‘뉴욕을 재정적으로 감당 가능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그의 슬로건과 뉴욕시민들의 생활비를 낮추기 위한 공약이 알려졌다. 그는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의 임대료 동결, 무상버스, 무상보육 등을 추진하겠다며 초고소득층에 대한 증세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선거운동도 기존 문법과 달랐다. 그의 캠프는 모자, 부채 등 후보 관련 기념품을 대량 판매하지 않고 한정판으로 소량 제작해 선거운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한 지지자들에게 줬다. 기념품을 갖고 싶어 하는 지지자가 불어나면서 자원봉사자 규모가 수천명이 됐다. 공약과 관련 있는 장소를 찾아다니다가 마지막 장소에서 맘다니 당선인을 직접 만나는 ‘보물찾기’ 이벤트에는 약 2000명이 참여했다.

맘다니 당선인은 재계 인사들도 거리낌 없이 만나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자신에 대한 우려를 경청했다. 그는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 해밀턴 제임스 전 블랙스톤 대표 등 금융계 억만장자들과 만났고, 다른 방법으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면 급격한 부자 증세는 없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는 그들의 숙원이던 규제 완화 가능성을 꺼내 대화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민주당 선거전략가 조너선 로젠은 “맘다니는 내가 뉴욕에서 본 어떤 정치인보다도 많은 질문을 했고 누구보다도 주의 깊게 다른 사람의 말을 들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맘다니 당선인은 논란이 될 만한 과거 발언을 발 빠르게 사과하는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2020년 소셜미디어에 쓴 ‘뉴욕경찰국의 예산을 삭감하라’는 주장을 철회했고, 과거 뉴욕경찰국을 인종차별적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공개 사과했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의 정책을 비판했던 것도 직접 사과하고 자신이 뉴욕시장이 된다면 보육정책 등에서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호컬 주지사는 지난 9월 맘다니 당선인 지지를 선언했다.

NYT는 맘다니 당선인의 급격한 부상에 대해 “그의 성공 궤적은 놀라움 그 자체이며 메가와트급 인재의 탄생”이라면서 “그는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인사들을 구슬리고 매료했으며 무장해제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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