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출범…‘비관세 무역장벽’ 대비해야 [농업전망 2025]

2025-01-19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취임하는 가운데 ‘비관세 무역장벽’이 케이푸드(K-Food·한국식품) 수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개최한 ‘농업전망 2025’에서 정대희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비관세 무역장벽 강화”라면서 “비관세 무역장벽을 넘지 못하면 농식품 수출 자체가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모든 수입국에 10∼20%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관세’를 예고한 가운데 케이푸드가 ‘비관세 무역장벽’이라는 또 하나의 장애물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도 비관세 무역장벽에 수출길이 막힌 농식품이 적지 않다.

한 예로 치자황색소는 국내에서 널리 쓰이는 천연색소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치자황색소를 포함한 농식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비관세 무역장벽이 대두되는 배경에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 지명자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있다.

농식품을 미국에 수출하려면 FDA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FDA는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으로 케네디 장관의 감독을 받는다. 정 부연구위원은 “케네디 장관은 식품첨가물·염색제 사용과 첨가물이 다량 포함된 초가공식품을 규제하고, 농약 사용과 유전자변형농산물(GMO)에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네디 장관의 ‘농약·제초제 사용 반대’는 미 농업계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 미국 농가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제초제인 글리포세이트가 대표적이다. 케네디 장관은 지난해 9월 열린 미국 건강 위기 회의에서 글리포세이트 등 농업에 사용하는 제초제와 농약·비료 사용을 문제 삼으며 “미국 국민을 중독시키고 있다”고 말해 한차례 논란이 불거졌다.

전문가들은 미국 농무부(USDA) 장관 지명자인 브룩 L 롤린스도 비관세 무역장벽을 강화하는 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America First Policy Institute) 대표를 역임한 롤린스는 장관으로 지명된 지난해 11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국 농민과 농업공동체를 위해 싸울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다들 미국 농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준비가 됐는가” 하는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롤린스는 농민 지원, 식량자급률 강화 등 자국 농민 보호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농식품 수출의 향후 과제는 수출국 다변화가 될 전망이다. 국내 농식품 수출액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15.9%로 역대 가장 높았다. 대미 수출액은 2023년 전체 수출국 중 3위에서 지난해 1위로 뛰었다. 정 부연구위원은 “최근 수출이 증가하는 동남아시아·유럽 등으로 수출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며 “비관세 무역장벽이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해 검역·인증 관련 정보 제공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중 무역 갈등의 불씨가 국내 농가 경영비 부담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 부연구위원은 “미·중 분쟁이 예견됨에 따라 (수출 대체국을 찾는) 물류 수요가 증가해 해상 운임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불안정한 환율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원료 농산물, 비료, 농약 등의 가격이 상승할 위험도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했다.

김소진 기자 sjkim@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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