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ixi-O)'가 LG유플러스 가입자 확보를 이끄는 핵심 서비스로 떠올랐다. 요금제나 망 품질처럼 차별화가 어려운 경쟁 요소 대신, 실제 번호이동을 이끄는 결정적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익시오 경쟁력을 고도화해 국내 시장 확대와 함께 글로벌 진출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LG유플러스가 최근 자사로 번호이동(MNP)한 고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한 고객 31%는 이동 요인으로 익시오를 꼽았다. 이는 결합 할인(4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저렴한 요금(19%)이나 망 품질(6%)을 선택한 비율을 크게 웃돌았다.
이용자 분석에서도 익시오 효과가 확인됐다. 익시오 통화 요약, 스팸 탐지, 추천 정보 제공 등 주요 기능을 직접 경험한 고객일수록 장기 이용 비율이 높았다. 반대로 익시오를 체험하지 못한 고객은 이탈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게 LG유플러스 측 설명이다.
또 앱 체류율을 나타내는 '스티키니스(Stickiness)' 지표도 80% 가까운 점수를 보였다. 이는 국민 메신저라 불리는 앱과도 맞먹는 수준이다. 최윤호 그룹장은 “익시오가 하루에 한 번도 안 쓰는 사람이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스티키니스는 월간 이용자(MAU) 중 일간 이용자(DAU) 비율을 뜻하는 지표다. 사용자의 지속 이용 가능성과 앱 충성도를 나타낸다.
LG유플러스는 이같은 결과에 대해 차별화 서비스 효과라고 분석했다. 최윤호 LG유플러스 AI 에이전트추진그룹장은 “디바이스 지원금이나 요금제 등 단순 몇천원 차이 나는 경쟁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AI 통화와 부가 가치 서비스를 계속 강화하는 등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전략을 통해 LG유플러스 가입자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익시오를 '통화 중심 AI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고착화된 통신 경쟁 시장에서 AI 서비스를 통해 신규 가입자 발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올 하반기에는 통화 중 대화에 등장한 장소나 상호를 문맥 기반으로 파악해 지도 등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선보인다. 최 그룹장은 “온디바이스 기술을 활용해 문맥에 맞는 정보를 정확히 짚어주는 방식으로 통화 중 경험을 더 똑똑하고 자연스럽게 만들 계획”이라며 “AI가 진짜 필요한 순간에 개입해주는 방향으로 계속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에서 성과를 낸 LG유플러스는 익시오 해외 진출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앞서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올초 MWC25 현장에서 구글 및 구글클라우드와 협업을 통해 익시오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공동 타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윤호 그룹장은 “익시오같은 서비스를 하는 국가는 우리나라와 중국뿐이다. 접촉한 국가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각국마다 법적 제약은 있지만, 연말까지는 가시적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신사가 해야 할 일은 결국 통화에 대한 본질적인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AI와 통화 부가가치 서비스를 결합해 고객 감동을 이끌고, 장기적으로는 통신사 선택 기준을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