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한 해 동안 전국 이동통신망에서 발생한 폐안테나 약 164톤을 재활용해 연간 1662톤에 달하는 온실가스 감축을 검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큰 알루미늄부터 고부가가치 광물을 품은 인쇄회로기판(PCB)에 이르기까지 원자재 소비를 절감한 덕분이다.
한국스코프쓰리협회는 경기도 화성 소재 리사이클링 업체 비젼알앤이가 '소재별·물질별 폐안테나 재활용한 결과'와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전주기평가(LCA) 방법으로 검증했다고 22일 밝혔다.
국내 이통망에서 발생하는 폐안테나는 매년 10%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안테나 배출량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지만, 현재 SK텔레콤이 선제적으로 폐안테나 재활용 효과 검증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그룹차원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전환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SK텔레콤 이통망에서 발생한 폐안테나(약 164톤) 중 알루미늄이 46.2%(약 76톤)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뒤이어 플라스틱(약 44톤), 전선(약 14톤), 구리(약 10톤), 스테인리스(약 8톤), 아연(약 6톤), PCB(약 4톤), 고철(약 3톤) 순이다.
탄소감축량이 가장 큰 소재는 알루미늄(1257톤)으로 전체의 75.6%에 달했다. 뒤이어 플라스틱(283톤), 구리(52톤), 스테인리스(32.8톤), 전선(18.5톤), 아연(11.8톤), 고철(3.8톤), PCB(2.1톤) 순이다.
특히, 약 4톤에 달하는 SK텔레콤 이통망 폐안테나 PCB는 폐전기·전자제품 중 고부가가치 핵심광물을 품고 있어, 재활용가치가 가장 크고 온실가스 감축효과 또한 가장 큰 것으로 밝혀졌다.
송효택 한국스코프쓰리협회 부회장은 “리사이클 업체가 2023년 일반 전기·전자제품과 스크랩류의 폐PCB 850톤을 수거· 재활용해 추출한 금·은·구리의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약 1200톤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백금, 팔라듐 등 귀금속과 코발트, 니오븀 등 희소금속까지 추출할 경우 2배를 상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PCB는 연간 약 2만5000톤으로 폐전기·전자제품의 2.6% 수준이다. 앞으로 국내 탄소배출의 70%에 달하는 스코프3 분야 기업들도 불용장비 재활용에 동참해 온실가스를 감축·검증하고 핵심전략광물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늘어날 전망이다.
송 부회장은 “270여 기업·기관 활동에 대한 탄소감축효과를 검증한 결과, 폐전기전자제품·통신장비 등을 재활용하면 연간 300만톤 이상 탄소가 줄어들 수 있다”라면서 “스코프3부문 탄소중립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