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정복자들
에리카 맥앨리스터, 에이드리언 워시번 지음·김아림 옮김·곰출판·2만3000원

2001년 7월 어느 날 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주차장 쓰레기통 옆에서 노숙자 듀런 베일리의 시신이 발견됐다. 사망 추정 시간은 당일 낮이었다. 수사당국은 18세 여성 커스틴 로바토를 1급 살해 혐의로 검거했고, 법원은 그에게 징역 13~45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017년 재심에서 수사당국이 추정한 사망 시간이 잘못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로바토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결정적 근거는 ‘검정파리’였다. 검정파리는 낮에 활동하며, 사체에 빠르게 알을 낳는다. 하지만 베일리의 시신에서는 파리알이나 유충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재심에서 법 곤충학자들은 “사망 시간은 낮이 아닌, 밤 시간대일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곤충은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데만 쓰이는 게 아니다. 한때 해충으로 인식됐던 아메리카동애등에는 거의 모든 종류의 유기물을 잘게 부수고 분해하는 능력을 지녔다. 학자들은 등에의 유충으로 음식물쓰레기를 분해하는 등의 연구를 진행 중이다.
모르포나비의 날개는 파란빛을 띤다. 파란 색소 때문이 아니라 날개 표면의 미세한 구조가 특정 파장(파란색)만 반사하기 때문이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모르포나비의 날개 구조를 모방해 파란색만 반사하는 ‘스트럭처럴 블루’를 개발했고, 렉서스 LC500 차에 적용했다.
곤충학자가 쓴 이 책에는 세상을 움직이는 곤충에 관한 이야기가 담겼다. 저자는 “우리와 지구를 공유하는 ‘조그만 형제들’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며 “곤충이 세상을 변화시킨 역사를 톺아보다 보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돌파구가 곳곳에 흩어져 있다”고 말한다.
연구소의 승리
배대웅 지음·계단·2만2000원

연구소는 한 국가가 스스로 약점을 진단하고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탄생한 제도적 발명품이었다. 팬데믹, 기후위기, 소행성 충돌 위험 등 단일 국가가 해결할 수 없는 과제가 늘어나면서 이제 연구소는 국가의 경계를 넘어 세계적 장치로서의 성격을 띠게 됐다.
茶가일상
김소연 지음·아트레이크·2만2000원

대만 영화 <상견니>에서는 두 주인공이 버블티 가게에서 만나고, 할리우드 영화 <비긴 어게인>에서는 주인공이 말차를 마신다. 한국 영화 <경주>에서는 황차가 등장한다. ‘차(茶)덕후’인 저자는 이런 영화 속 장면을 매개로 차에 담긴 역사·문화·예술 이야기를 맛깔나게 풀어낸다.
하버드 문과생의 과학 수업
어윈 샤피로 지음·조은영 옮김·초사흘달·2만5000원

하버드대에서 인문·사회 전공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과학 강의를 해온 천체 물리학자 어윈 샤피로의 책.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등 인류의 관점을 바꾼 주요 과학적 발견에 대해 다뤘다. 저자는 과학이 끊임없이 질문하고 가정하고 증명하면서 발전하는 과정임을 역설한다.





![[데스크라인]새벽배송 금지와 러다이트](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1/19/news-p.v1.20251119.0643f30624494aed89262005514e2343_P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