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혼수상태에 빠져 ‘잠자는 왕자’로 알려진 알 왈리드 빈 칼리드 빈 탈랄 알사우드(36)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결국 사망했다.

왕자의 아버지인 칼리드 빈 탈랄 알사우드는 1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아들의 사망 소식을 발표했다.
아버지는 성명에서 “알라의 뜻과 명령을 믿는 마음으로, 깊은 슬픔과 비통함으로, 우리는 사랑하는 아들을 애도한다. 알라께서 그에게 자비를 베푸시기를 빈다. 아들은 오늘 세상을 떠났다”라고 밝혔다.
알왈리드 왕자는 1990년 4월 왕족인 칼리드 빈 탈랄 알 사우드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알왈리드는 영국 런던의 군사학교에서 유학 중이던 2005년 16세 나이로 교통사고로 심각한 뇌 손상을 입은 뒤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미국과 스페인의 저명한 의료진까지 달라붙었지만 차도는 없었다.

몇 차례 경미한 움직임이 관찰되는 등 한 때 기적처럼 의식을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끝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 칼리드 왕자는 주변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생명유지장치 제거를 한사코 받아들이지 않고, 20년 넘게 혼수상태로 병상에 누워 있는 아들 곁을 지켰다.
이후 사람들은 알 왈리드를 ‘잠자는 왕자’로 부르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알왈리드가 오늘 세상을 떠났습니다. 알라께서 그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라고 말했다. 장례식은 20일부터 사흘간 치러진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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