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선명한 인물이 구출 청년? 김병주 정치쇼, 교민 두번 죽이는 일"

2025-10-19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캄보디아 프놈펜에 감금됐던 한국인 청년 3명을 구출했다고 밝힌 가운데 한 교민이 “정치쇼에 교민을 두 번 죽인다”고 글을 올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야권에서는 “정치권이 행동대같이 움직이기보다 구조적 문제를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차원의 재외국민안전대책단장으로 15~18일 캄보디아에 다녀온 김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서 “감금됐던 우리 청년 3명을 구출했다. 캄보디아에 감금됐던 경기도 남양주시 청년 정모군과 한국 청년 2명을 마침내 고국의 품으로 데려온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세 사람을 구하기 전까지 마치 첩보 영화를 찍는 심정이었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자세히 적기도 했다.

하지만 한 캄보디아 교민은 페이스북에 “정치인의 쇼맨십은 교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캄보디아 구조 실상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영웅 서사’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해당 교민은 “김 의원은 교민 간담회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고, 이후 SNS에는 마치 본인이 구조작전을 이끈 것처럼 ‘영웅담’을 올려 교민들의 마음을 더 상하게 했다”고 했다. 또 김 최고위원이 공개한 사진 속 청년에 대해 “피해자가 아니라 캄보디아 경찰에 의해 체포된 용의자에 가까운 사람”이라며 “문신이 선명한 인물이 구출된 청년으로 소개돼 현지 교민사회가 충격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캄보디아 경찰은 이미 급습 준비를 마친 상태였으나, 한국 측의 신호가 오지 않아 구조가 늦어졌다”며 “정치적 효과를 노린 홍보용 쇼가 아니었느냐는 의심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실제 구조는 현지 교민들이 조용히 진행해 왔으며, 김 의원은 단 이틀 일정으로 방문한 것뿐”이라며 “정치인이 언론과 SNS에 ‘내가 구했다’고 홍보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피해자와 범죄자를 구분해달라는 교민의 간절한 목소리는 외면한 채, 좋은 그림 하나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영웅 프레임’을 짰다. 정치인들의 쇼맨십이 교민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했다.

야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캄보디아 사태에 있어서 정부와 여당이 렉카 유튜버 같이 행동하고 있다”며 “정치권은 행동대 같이 움직이기 보다 지금은 구조적인 문제를 살펴야 한다”고 김 최고위원을 저격했다.

이 대표는 이어 “국회의원이 해외 출장을 가면 높은 확률로 현지에 있는 우리 외교관들에게 의전 부담만 가중된다”며 “범죄조직을 소탕하려면 어느 정도의 기도비닉(企圖秘匿), 즉 조용한 작전이 필요했을 텐데, 이렇게 빵빠레를 울리며 움직이면 캄보디아의 중국계 범죄조직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 우리 국민을 다시 노릴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교민 간담회에 불참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오후 3시에 동포 간담회가 진행되던 날 오전 11시쯤 구출하려던 정모씨의 소재지가 최종 확인됐다”며 “당일 구출을 위해 오후 1시쯤 자체 상황실을 만들어 저와 캄보디아 고위급 한 분, 외교부 직원, 동포 6명이 같은 테이블에서 직접 (현장 상황을 살폈다). 비밀 작전이라 오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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