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연이틀 무너졌다. 한화가 계산했던 포스트시즌 필승 공식이 완전히 꼬이고 있다.
삼성 타선은 19일 대전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한화 선발 와이스를 4이닝 만에 끌어내렸다. 9안타를 몰아치며 4점을 뽑았다. 삼성은 전날 1차전에도 비록 패했지만 정규시즌 최고 투수 폰세에게 6이닝 동안 6실점을 안겼다.
삼성은 2차전 0-1로 뒤지던 3회초 4득점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무사 1루에서 김지찬과 김성윤의 번트 시도가 잇달아 실패로 돌아갔지만, 오히려 이득이 됐다. 번트 실패 이후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김지찬, 김성윤이 자신 있게 방망이를 휘두르며 연속 안타를 뽑아냈다. 아웃 카운트 손실 없이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고 구자욱의 희생플라이와 르윈 디아즈의 1타점 2루타, 김영웅의 2타점 적시타를 엮어 빅이닝을 만들었다.
삼성 타선은 전날 1차전 한화 선발 폰세를 상대로도 대량 득점을 했다. 2회 3득점을 시작으로 3회 2득점 했고, 4회 김태훈이 솔로 홈런으로 추가점을 올렸다. 직구와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까지 폰세가 가진 4가지 구종을 어렵잖게 공략했다. 2회 디아즈가 직구를 받아쳐 선두타자 출루에 성공했고, 김영웅은 체인지업을 공략해 2루타를 때렸다. 이재현은 초구 슬라이더를 통타해 2타점 2루타를 기록했다. 비록 패했지만 폰세를 무너뜨렸다는 것 자체로 삼성 타선은 큰 자신감을 얻었다. 2차전 와이스를 상대로도 1차전 기세가 이어졌다.
와이스도 폰세도 구속만 놓고 보면 정규시즌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공을 던졌다. 와이스가 최고 구속 156㎞, 폰세가 최고 구속 157㎞ 강속구를 뿌렸다. 그 둘을 상대로 삼성 방망이가 연이틀 세차게 돌아갔다.
이진영 삼성 타격 코치는 2차전을 앞두고 “폰세가 직구,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4가지 공이 모두 완벽한 투수라면 와이스는 직구 이후 스위퍼와 체인지업에 특장점이 있는 투수”라며 “(1차전 폰세 상대로) 준비했던 부분이 전략적으로 잘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2차전 와이스까지 무너뜨리면서 삼성 타선의 ‘맞춤형 준비’가 완벽하게 적중했다. 이 코치는 “시리즈가 진행 중인 만큼 (어떻게 준비했는지) 지금은 말하기가 어렵다. 나중에 공개하겠다”고 했다. 삼성 타선의 사전 준비가 시리즈 남은 경기까지 계속 맞아떨어진다면 전례 드문 ‘업셋’의 가능성은 커진다.

한화로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원투펀치 폰세가 6실점, 와이스가 4이닝 강판하다 보니 불펜 대응도 쉽지가 않았다.
1차전 한화는 폰세의 6실점에도 타선이 맞불을 놓으면서 승부를 접전으로 끌고 가자 문동주를 불펜으로 투입해 1점 차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2차전은 승부수를 던질 여지조차 찾기 어려웠다. 1회 루이스 리베라토의 선제 1점 홈런 이후 타선이 삼성 최원태에게 꽁꽁 묶이면서 경기 내내 끌려갔다. 와이스 강판 이후 한화는 조동욱, 정우주, 황준서 등 총 7명의 투수를 마치 컨디션 체크하듯 차례로 올렸다. 김 감독은 경기 전 “문동주는 상황에 따라 2차전도 등판할 수 있다”고 했지만 지고 있는 경기에 문동주 카드를 쓸 수는 없었다.
1승1패가 됐지만 심리적 타격은 한화가 훨씬 더 커 보인다. 정규시즌 한화는 압도적 선발진의 힘으로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다. 그 비중이 절대적이었던 폰세와 와이스가 잇달아 무너졌다. 선발 자원 문동주가 1차전에서 폰세 뒤에 나가 2이닝 29구를 던진 것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변수다. 3차전 선발로 나설 류현진의 어깨가 매우 무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