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CEO 탐구-②대우건설 김보현]'오너십 체제' 전환…내실·안전경영 집중

2025-04-08

중흥그룹 편입 당시 인수단장으로 대우건설 노조와 갈등 봉합

오너가 '책임경영' 강화…내실·안전경영으로 위기 극복 돌파구

봄기운 완연한 꽃 피는 4월이지만, 건설업계는 여전히 한겨울 한파다. 건설업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하면서 중견사를 중심으로 ‘줄도산’ 사태마저 현실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새 리더십 발굴이 절실한 상황. 실제 올해를 기점으로 새 얼굴들이 수장으로 대거 등판한 가운데 신임 최고경영자(CEO)로서 이들이 부여받은 임무와 과제가 무엇인지, 향후 나아갈 방향은 어떻게 설정했는지 ‘루키 CEO 탐구’를 통해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루키 CEO 탐구-②대우건설 김보현]'오너십 체제' 전환…내실·안전경영 집중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지난해 12월 대우건설 지휘봉을 잡은 김보현 대표이사는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경영권 인수에 나선 뒤 결정적일 때마다 중요한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지난 2021년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본격적인 인수합병(M&A) 절차를 진행하던 당시 인수단장으로서 노동조합 측과 갈등을 해소하고 인수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매각 및 피인수 과정에 반발한 노조 측과 인수단장으로서 직접 협상 테이블에 참여해 이해관계를 조율함으로써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M&A 절차 마무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요한 시기 큰 역할을 해왔던 그가 이번에는 대표로서 경영 전면에 나서 건설업황 침체로 인한 위기 극복에 앞장선다.

1966년생인 김 대표는 대한민국 공군 준장으로 예편한 군인 출신이다. 2021년 대우건설 인수단장을 맡아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과정을 총괄했다. 2022년 중흥그룹 편입 이후 대우건설 고문직을 1년간 역임했고 2023~2024년 총괄부사장으로 경영에 직접 참여하며 국내외 현장 및 사업에 대한 경험을 쌓아왔다.

대우건설은 김 대표에 대해 “오랜 기간 군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합리적이면서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면서도 조직 구성원을 꼼꼼히 살필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인 출신인 김 대표의 경험과 역량을 높이 산 것이다.

김 대표 등판의 또 다른 의미는 ‘책임경영 강화’다. 김 대표는 중흥건설 창업주인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사위로 오너가 일원이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과는 처남-매형 관계다.

대우건설은 중흥그룹 편입 이후 이른바 ‘주택통’으로 불렸던 백정완 전 사장이 경영을 진두지휘해왔다. 백 전 사장은 대우건설이 중흥그룹 체제로 편입되는 지배구조 변화 속에서 두터운 내부 신임을 바탕으로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건설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 악화가 지속되면서 대우건설은 오너가의 책임경영을 통한 위기 정면 돌파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김 대표가 오너가 일원으로서 정 회장과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김 대표 선임 당시 “건설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빠른 의사결정과 책임경영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선제적인 신임 대표이사 체제 구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 '내실·안전' 키워드…정원주 회장과 '내외조' 호흡

지난해 12월 취임식 이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대우건설을 이끌고 있는 김 대표는 어려운 시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위기 의식을 강조하면서도 핵심 키워드로 ‘안전’과 ‘내실경영’을 제시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김 대표는 “올해는 다가올 3년 중 가장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외부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저는 지금이 대우건설의 핵심가치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을 최우선하고 내실경영에 집중하자”며 “‘내 가족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현장관리를 당부드린다.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 리스크를 해소하고 철저한 수행관리를 통해 재무안전성을 확보해나가자”고 덧붙였다.

김 대표 당부대로 대우건설은 안전관리 체계부터 강화에 나섰다. 지난 1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안전혁신정책’을 발표했다. 안전혁신정책은 협력회사에 대한 안전보건활동 지원 및 교육을 확대하고 예산 및 원가 기준을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내부적으로는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면서도 본업인 주택사업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품질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집계된 대우건설 하자판정 단지 가구수 대비 하자판정비율은 0.2%에 불과했다.

해외 ‘발품경영’을 통한 정원주 회장의 ‘외조’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은 중흥그룹 부회장 시절부터 2023년 대우건설 회장직에 오른 뒤에도 필리핀, 베트남, 오만,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등 해외 각국을 순방하며 대우건설의 해외 사업 확대에 힘쓰고 있다.

김 대표와 정 회장이 오너십으로 뭉쳐 ‘내외조’ 경영 체계를 확고히 함으로써 업무 분담을 비롯해 리스크 관리 등도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대표는 “2025년은 저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한 해”라며 “현재의 위기는 결코 쉬운 도전이 아니지만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힘을 합친다면 저희는 반드시 극복해낼 것이고 대우건설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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