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나침반] 롯데 유통군HQ, 'e그로서리 승부수' 우려 vs 기대

2024-10-21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맞춘 사업전략이 기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실적·재무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미래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전략, 그리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인사가 핵심이다. 장기 불황 속에 생존경쟁은 필수 요소가 됐다. 산업 곳곳에서 지각변동을 예고한 가운데 FETV는 사업전략이 가르키는 방향을 살펴보고 이에 따른 ‘2025 인사’를 꿰뚫어본다. <편집자주>

[FETV=김선호 기자]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부회장)가 총대를 메고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은 영국 리테일 테크 기업인 오카도와 협업하는 ‘e그로서리’다. 이에 대해 내부에서는 투자 비용에 따른 우려와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의 시선이 상존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2022년 정기인사에서 신설한 유통군HQ 총괄대표로 선임됐다. 이후 같은 해 11월 오카도와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비즈니스(e그로서리)’ 관련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유통군HQ는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6개 자동화 물류센터(CFC‧Customer Fulfillment Centre)를 개설하고 2032년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식품 잡화) 시장에서 5조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러한 비전이 이번 정기인사에서 평가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실질적인 e그로서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조직으로 올해 초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 내에 e그로서리사업단을 신설했다. 사업단장은 마트사업부 상품본부장을 맡았던 정재우 전무에게 맡겼다. e그로서리 사업에 따른 비용을 이커머스사업부에 반영한 배경이다.

다만 롯데마트와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면서 최근 e그로서리사업단을 마트사업부로 조직을 이동시켰다. 또한 e그로서리 ‘온라인 플랫폼’도 이커머스사업부가 운영하는 ‘롯데온’과 차별화시켜 개발‧출시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는 잇따른 희망퇴직 등을 진행하면서 인력 효율화‧체질 개선을 단행했고 이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우선적으로 2023년에 롯데쇼핑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더라도 영업이익 가이던스 5050억원을 초과달성했다.

또한 같은 해에 7년만에 당기순이익이 흑자전환했다는 점도 고무적인 성과다. 또한 올해 자산 재평가로 부채비율을 낮춘다. 롯데쇼핑 측은 신사업(해외, 리테일 테크)에 대한 효율적 투자비 집행을 위한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김 부회장은 ‘2024 CEO IR DAY’에서 2030년에 매출 20조3000억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설정했다. 신규사업(e그로서리, AI‧RMN사업)에서 2조8000억원, 해외에서 3조원, 기존 사업에서 14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오카도 협업 ‘e그로서리’의 경우 2030년 목표 실적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2020년 김 부회장은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 2030년에 5조원을 달성하겠다고 했지만 이번에 AI 등을 포함한 신사업 매출 목표 2조8000억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2026년 실적 목표도 정정했다. 기존 매출 17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목표했지만 정정공시를 통해 매출 15조2000억원, 영업이익 8000억원으로 하향시켰다. 가이던스 하향 조정 속에 ‘e그로서리’를 위한 CFC 투자 등 비용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제기된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에서는 효율적인 투자 집행을 위한 방안이 주요 논의 사항”이라며 “향후 성장성을 기준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경향이 있고 이 때문에 롯데백화점 리뉴얼 우선 순위도 조정됐다”고 전했다.

물론 신사업으로서 e그로서리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하지만 투자 규모에 따른 성과가 도출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상존한다. 롯데그룹으로서는 2025년 정기인사에서 이를 평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는 ‘롯데마트제타’로 앱을 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내수 부진 장기화와 수익성 개선 집중에 따라 매출이 감소하긴 했지만 자회사 포트폴리오 재조정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있는 중”이라며 “다만 정기인사는 발표되기 이전까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