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여름철이면 가축 관리에 긴장을 늦출 수 없지만, 올해는 그 양상이 예사롭지 않다. 2025년 여름, 전국 곳곳에서 폭염 특보가 장기화되며 예년보다 더 길고 강한 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5월 20일부터 한 달 조금 넘는 기간 동안 폭염일수는 13일을 넘어섰으며, 기상 전문가들은 늦으면 8월까지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에서는 올해 전체 폭염일수가 40일을 넘어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기후 변화는 양돈농가에 더욱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돼지는 땀샘이 잘 발달하지 않아 체온조절이 어렵고, 고온 환경에 특히 취약한 동물이다. 폭염이 지속되면 사료 섭취량이 줄고, 성장과 번식 성적, 면역력, 생존율까지 전반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올여름처럼 기록적인 고온 상황에서는 무엇보다도 현장 맞춤형 관리 강화를 우선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본이 되는 것은 돈사 내 온‧습도 관리다. 지붕과 벽면에 흰색 도장을 하거나 단열재를 설치하고, 차광막이나 스프링클러를 활용해 복사열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 온도와 습도를 곱한 열량지수(THI)가 1,800 이하로 유지되도록 실시간 점검하면서, 환기와 송풍을 충분히 해 체감온도를 낮춰줘야 한다.
냉방장치의 경우, 돈사 내부의 습도 상태에 따라 에어컨과 쿨링패드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에어컨은 온도와 습도가 모두 높은 조건에서 효과적이며, 쿨링패드는 기온은 높지만 상대적으로 습도가 낮을 때 사용할 때 냉각 효과가 크다. 다만, 쿨링패드는 작동 시 내부 습도를 높이는 특성이 있으므로 이미 습한 날씨에는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장기적으로는 돈사 주변에 나무나 잔디를 조성해 미기후를 개선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관리 포인트는 사료와 영양, 급이 시기의 조절이다.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사료가 곰팡이나 병원균에 오염되기 쉬우므로, 7일 이내에 소진 가능한 양으로 주문하고, 사료빈이나 사료통 외벽에는 단열재나 흰색 도장을 활용해 외부 열기를 차단해야 한다. 고영양 사료와 함께 비타민 C, E 등을 보충하면 더위에 약해진 돼지의 면역력과 스트레스 저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급이는 가능한 한 새벽이나 밤처럼 시원한 시간대를 활용해 나누어 급여하고, 사료통은 매일 세척해 위생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음수 공급은 더위 대응의 기본이다. 돼지는 타 가축보다 물 섭취량이 많은 동물로, 여름철에는 체온 조절을 위해 수분 배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더 많은 물을 필요로 한다. 급수기의 위치, 수압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권장 급수량(임신모돈 2~4리터, 포유돈 15리터, 자돈 1~3리터, 육성돈 3~8리터, 비육기 8~10리터 등)을 안정적으로 제공해야 하며, 시원한 물이 공급되도록 물탱크와 급수라인의 단열 상태도 확인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기존 라인 외에 수돗물을 활용한 직수라인을 별도로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와 함께 체감온도를 낮추는 직접적인 방법과 번식·위생 관리도 중요하다. 농장 여건에 맞춰 PET병을 이용한 점적식 쿨링(Drop cooling), 머리 부분에 바람을 불어주는 스나웃 쿨링(Snout cooling), 찬물 관장, 얼음 급여 등의 방법을 병행할 수 있다. 여름철에는 번식성적이 저하되기 쉬우므로, 정액 보관 시 일정한 온도(17~18℃)를 유지하고 보관고의 개폐는 최소화하며, 온도계를 설치해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또한 실내외 위생관리, 백신 접종 등도 철저히 해 질병 발생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올해처럼 이례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해에는 기존의 표준 관리만으로는 부족하다. 결국, 돼지가 건강하고 쾌적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세심하게 관리할 때, 농장주 역시 기후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농장경영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농장 내 환경, 사료‧영양, 음수, 체감온도, 위생 및 정액관리 등 적극적인 폭염기 대응으로 안정적인 양돈경영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축산신문, CHUKSAN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