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사업 수주 강화…민간사업 수익성 위주 '선별수주' 기조 강화
김생규 CFO 주도 재무 리스크 관리…이정은 CDO 첫 여성 사내이사 눈길
[미디어펜=조성준 기자]DL이앤씨가 건설경기 불황에 대비해 올해 현금 흐름 중심의 안정적 성장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철저한 재무 안정성을 바탕으로 공공사업 수주를 늘리고 민간사업도 기존 선별수주 기조를 강화키로 했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는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디타워 돈의문 본사에서 열린 제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모든 사업추진은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판단하고 수익성이 충분히 확보된 사업에만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 대표는 지난 1월 신년사에서도 현금흐름 확보와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DL이앤씨는 올해 안정적 성장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공공주도 도시정비사업과 공공 발주 주택사업 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통상 대형 건설사는 공공사업이 아닌 민간사업에 초점을 둔다. 시장이 정상적일 때는 민간사업이 큰 수익성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공공사업은 수익성은 다소 낮지만 시장 상황이 변해도 공사비를 온전히 회수할 수 있고 분양가상한제로 분양 수요도 확보할 수 있는 등 여러 이점이 있다. 최근 DL이앤씨뿐 아니라 대형 건설사들도 그간 관심을 크게 두지 않았던 공공사업에 노크하는 분위기다.
민간사업은 도시정비사업을 위주로 선별수주 기조를 이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철저한 선별수주를 펼치고 있는 DL이앤씨는 올해 들어 더욱 악화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자칫 무리한 사업 추진이 재무에 악영향을 줄 것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DL이앤씨는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을 단 3건, 총 1조1809억 원 어치 사업만 수주해 10대 건설사 중 가장 적은 수주 규모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회사는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사내이사 신규 선임 등 안건을 통과시켰다.
김생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이정은 최고디자인책임자(CDO)의 신규 사내이사 선임도 안정적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김 CFO는 1968년생으로 과거 지투알, 판토스, LF푸드 등 LG그룹 계열사에서 CFO를 역임하는 등 재무전문가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부터 DL이앤씨에 합류해 재무관리실장을 맡고 있다.
김 CFO는 위기대응 리스크 관리 전략을 짜고 실행하는 업무를 맡아 DL이앤씨가 현금 유동성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고 재무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끄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CDO는 1978년 생으로, DL이앤씨 창사 86년 만에 첫 여성 사내이사다. 대림문화재단을 시작으로 2017년 대림산업(현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로 합류했다.
디자인 전문가로서, 하이엔드 주택 브랜드 아크로(ACRO)의 정체성 구축에 기여했으며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한 전략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 대표는 "올해도 경기침체와 시장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사는 과거 많은 불황과 역경을 극복했던 저력을 바탕으로 혁신을 이뤄 나가겠다"며 "모든 사업추진은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판단하고, 수익성이 충분히 확보된 사업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사적인 혁신 작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통합 업무 매뉴얼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경쟁력을 완성할 것"이라며 "품질과 안전, 원가 등 핵심지표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