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국내 음악 프로그램 축소가 이어지면서 신인 및 중소기획사 아이돌의 무대 기회가 급감하고 있다. K팝 데뷔 활동의 핵심 플랫폼으로 기능해온 음악방송이 사라지면서, 산업 전반의 노출 구조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아리랑TV '심플리 케이팝'(Simply K Pop)이 종영한 데 이어 SBS funE '더쇼'도 지난 11일을 끝으로 방송이 마무리됐다.


그동안 두 프로그램은 지상파 및 주요 케이블 음악방송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아 신인 아이돌의 '첫 무대'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프로그램들이 사라지면서 대형 기획사 소속이 아닌 팀들은 공식 무대 경험을 확보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음악방송 출연은 신인 그룹에게 데뷔를 알리는 대표적인 과정으로, 고화질 무대 영상을 통한 온라인 팬덤 형성의 기초 자료이기도 하다. 특히 무대 경험 자체가 부족한 데뷔 초 아이돌에게는 데뷔 인증의 의미까지 갖는다. 그러나 무대 플랫폼이 축소되면서 자체 콘텐츠에 의존해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소형기획사 관계자 A씨는 뉴스핌을 통해 "데뷔 활동을 하면서도 공식 무대 영상이 단 한 개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며 "결국 팬 확보 기회가 사라져 팀 존속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음악 프로그램 축소의 배경에는 미디어 환경 변화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음악 소비가 TV에서 유튜브·틱톡 등 디지털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 방송사의 제작 유인이 급격히 감소했다. KBS 2TV '뮤직뱅크' 등 간판 음악 프로그램조차 평균 시청률이 1% 미만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대부분의 소비는 방송이 아닌 온라인 클립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내 시청률 기반의 효과가 줄어든 만큼, 방송사 입장에서는 높은 제작비를 감수할 이유가 적어진 셈이다.

기획사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음악방송 출연 시 무대 연출, 헤어·메이크업, 스타일링, 의상비, 스태프 운영비 등 모든 비용이 기획사로 전가된다.
음악방송 축소는 K팝 산업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대형 기획사는 비교적 영향이 적지만, 중소 기획사 소속 아티스트는 데뷔 직후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팀은 '데뷔 활동 후 무대 기회 부족'을 이유로 빠르게 해체 절차에 들어가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소형 기획사 관계자 A씨는 뉴스핌을 통해 "중소 기획사 아이돌들은 '더쇼'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음방 1위' 타이틀을 얻었다. 그러나 더쇼가 사라지면 그런 타이틀을 얻기 더 힘들어지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이어 "엠카운트다운, 인기가요 등의 방송은 유명한 아이돌이 자리를 차지하고 나면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며 "더쇼, 쇼챔피언 등의 음악방송은 대형 기획사 아이돌들이 잘 출연하지 않아 소형 기획사 아이돌들에게도 기회가 온다"고 말했다.
현직 소형 기획사 아이돌 B씨는 "더쇼같은 케이블 음악방송 역시 소중한 무대 경험"이라며 "출연할 수 있는 방송이 하나씩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라고 전했다.
K팝은 누구나 무대에 설 기회를 갖는 구조를 통해 성장해왔다. 업계에서는 음악방송 축소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경우, 신인 아이돌 발굴과 시장 다양성 확보라는 K팝 산업의 핵심 기반이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moonddo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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