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맨' 황현순 사람인 대표, 2년차에도 '실적 반등' 장벽 못 넘어

2025-11-16

5건 AI 개발 성과...대다수 커리어플랫폼·채용컨설팅 관련

컨설팅플랫폼 매출 11%↓..."AI와 시너지 창출 어려워" 지적

영풍제지 사태 탓 경영능력 '꼬리표'..."입증 책임 무거울 것"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인적자원(HR) 업계 선두 기업인 사람인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황현순 대표의 경영 능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황 대표는 취임 이후 자사 서비스 전반에 인공지능(AI)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낮은 채용컨설팅과 커리어 플랫폼 위주로 적용되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사람인의 AI 도입이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 광폭 AI 개발에도 매출↓...황현순 대표 선구안 문제?

17일 업계에 따르면 사람인의 실적 부진은 황현순 대표의 리더십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채용시장 한파 속에서 HR업계 전반의 실적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황 대표가 적극 추진한 AI 도입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분기 커리어플랫폼 사업을 통한 사람인의 누적 매출액은 500억1578만원이었다. 이는 565억1594만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11.50%(65억16만원) 감소한 수준이다.

채용컨설팅 서비스를 통한 매출도 ▲2022년(179억9800만원) ▲2023년(166억1700만원) ▲2024년(175억3400만원) 등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3분기 누적 매출도 139억7029억원이어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동기간 인재파견 등 아웃소싱 서비스 매출은 345억6600만원에서 371억6500만원으로 7.51% 성장했다. 사람인의 주요 서비스 중 유일하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황현순 대표는 실적이 저조한 채용컨설팅과 커리어플랫폼 사업에 대한 연구개발비를 대폭 늘렸다. 실제 사람인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지난 2023년 10.19%였는데, 2년도 채 안 된 현재 11.56%까지 늘렸다.

특히 5건의 AI 개발 실적을 올렸는데, 이중 대다수는 AI 자소서 첨삭 서비스 개발이나 AI 헤드헌터 프로토타입 등 플랫폼 서비스와 채용컨설팅에 관련된 것이었다.

이는 황현순 대표가 키움증권 재직 시절 IT 기술을 활용해 키움증권의 금융플랫폼을 국내 거래규모 1위로 성장시켰던 만큼, 그 당시의 노하우를 살려 사람인 커리어플랫폼과 채용컨설팅 부문을 키우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HR업계에서 AI를 활용해 실적을 내는 것은 굉장히 모험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HR업계 관계자는 "사람인이 업계 1위고, 업계에서 가장 AI를 잘 도입하는 회사인 것은 맞다"면서도 "AI가 HR업계에 시너지를 가져다줄지는 여전히 물음표"라고 말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AI 서비스는 개발비가 많이 드는 데 비해 단기간에 매출로 이어지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기존의 채용 광고 중심 수익모델을 가진 기업들에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황현순 대표가 제시한 방향성이 당장은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 영풍제지 사태 '오명'...황현순 대표, 경영능력 입증 부담

일각에서는 황현순 대표의 리더십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년이라는 시간은 자신의 경영 철학과 비전을 회사의 방향성에 충분히 녹여낼 수 있는 시기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몇 달 후 황현순 대표가 취임 2주년을 맞는다"며 "핵심 인사 배치, 전략적 의사결정, 조직 문화 변화 등 회사의 방향성을 설정할 기반을 마련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또한 '증권맨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남아 있어, 황현순 대표의 전문성에 대한 의문이 그를 따라다니고 있다. 황 대표는 2000년 키움증권에 입사한 이후 사장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20년 이상을 해당 회사에서 근무했다. 특히 키움증권 사장직을 내려놓게 된 가장 큰 계기가 영풍제지 사태였던 만큼, 그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다소 냉정한 편이다.

영풍제지 사태는 2023년 10월, 골판지 제조사이자 코스피 상장사인 영풍제지에서 발생한 대규모 금융 범죄 사건이다. 당시 대부분 증권사가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 조정한 것과 달리, 키움증권만 영풍제지의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하면서 약 4943억원 규모의 미수금이 발생했다.

이는 키움증권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으며, 당시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은 주주와 시장의 질타를 받은 끝에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인을 이끈 시간도 적지 않은 데다가, 여전히 그의 경영 능력을 의심하는 이들도 많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그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고, 황현순 대표도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stpoems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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