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10연승·1위 독주' 대한항공 이끄는 39세 세터 한선수

2025-12-08

대한항공, 올 시즌 대부분 기록에서 상위권···"한선수, 배구 지능 매우 뛰어나"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내년에 마흔을 맞는 1985년생 한선수는 여전히 V리그 남자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세터로 꼽힌다. 데뷔 이래 19년 동안 대한항공 한 팀에서만 뛰며 리그의 흐름을 실질적으로 바꿔온 그의 존재감은 이번 시즌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2025-2026 V리그가 반환점을 향해가고 있지만, '세터의 힘이 곧 팀의 순위'라는 공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안정적인 조율 능력을 갖춘 세터를 중심으로 한 팀들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세터진 부상과 경기력 난조로 어려움을 겪는 팀들은 초반부터 고전하는 흐름이다.

그런 가운데 대한항공은 11승 1패(승점 31)로 압도적인 선두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 삼성화재전에서 10연승을 거두며 2011-2012시즌 이후 약 13년 만의 '두 자릿수 연승'까지 달성했다.

대한항공이 이처럼 거침없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강력한 공격진의 상승세와 이를 완벽하게 엮어내는 한선수의 경기 운영 능력이 절대적이다. 올 시즌 트리플크라운을 벌써 세 차례나 작성한 외국인 주포 카일 러셀, 완벽하게 살아난 정지석은 물론 김규민·김민재·임동혁 등 다양한 공격 자원들이 시즌 내내 고르게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한 경기 안에서 적재적소에 활용하며 스피드와 패턴을 조율하는 것은 역시 한선수의 몫이다.

한선수는 2007년 KOVO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2순위로 대한항공의 유니폼을 입은 뒤 지금까지 인천을 떠난 적이 없다. 2015-2016시즌부터 10년간 주장으로 팀을 이끌며 통산 5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고, 최근 4년간은 'V리그 최초의 4연속 통합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지난 시즌 대한항공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무관 시즌'을 보내자, 구단은 새 시즌을 앞두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브라질 출신 헤난 달 조토 감독을 영입해 팀의 분위기를 새롭게 조성했고, 주장 완장을 정지석에게 넘기며 한선수에게는 순수한 세터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부담을 내려놓은 한선수는 이번 시즌 초반부터 놀라운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몸 상태다. 한선수는 지난 시즌 무릎 부상으로 인해 고전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상당한 벌크업에 성공했다. 타 구단 관계자들조차 "근육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40세를 앞둔 선수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감탄할 정도다. 향상된 피지컬은 경기 내내 정확한 토스를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현재 한선수는 경기당 평균 11.20개의 세트(득점 연결 토스)를 기록하며 황택의(KB손해보험·11.51개)에 이어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대한항공의 팀 공격 성공률은 무려 56.40%로, 2위 현대캐피탈(50.68%)과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

정지석(56.33%)과 러셀(55.99%)은 모두 공격 성공률 리그 1·2위를 지키고 있으며, 미들블로커 김규민(65.52%)과 김민재(62.50%) 역시 속공 성공률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러셀은 후위공격 성공률 1위(63.16%)로 후위 화력까지 책임지고 있다.

이처럼 전 포지션이 고른 성적을 내고 있음에도, 그 중심에는 항상 한선수가 있다는 점을 팀 구성원들은 잘 알고 있다. 헤난 감독 역시 1라운드 팀 최우수선수(MVP)로 한선수를 지목하며 "상대 블로커의 움직임을 읽는 능력과 플레이 전체를 꿰뚫어 보는 배구 지능(VQ)이 탁월하다"라고 치켜세웠다.

wcn050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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