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떼 소년’ NC 목지훈(21)이 입단 3년 만에 프로 첫 승을 올렸다. 목지훈은 7일 수원 KT전 선발로 나와 5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4회까지는 1차례 출루 허용도 없이 ‘퍼펙트’ 피칭을 했다. 5회 강백호에게 홈런을 맞았고, 2사 2·3루 위기까지 몰렸지만 추가 실점 없이 자기 책임을 다했다. NC는 타선까지 폭발하며 KT를 12-2로 대파하고 5연승을 달렸다.
감격의 프로 첫 승, 마침 다음 일정이 잠실 3연전이라 목지훈은 첫 승 후 바로 서울에 사는 부모님을 만날 수 있었다. 목지훈은 8일 통화에서 “부모님이 늦게라도 잠깐 볼 수 없겠냐고 하시더라. 어머니는 보자 마자 꼭 안아 주셨다. 아버지는 ‘서로 점수가 바뀐게 아니냐’고 농담하시더라. ‘4회까지 전광판에 0만 계속 찍혀 있는데 꿈인 줄 알았다’고도 하셨다”고 말했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올린 첫 승이었다. 그야말로 최고의 선물을 한 셈이다. 목지훈은 “안 그래도 부모님한테 올해 어버이날 선물은 이걸로 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웃었다.
5회까지 6-1, 넉넉한 점수 차에서 내려왔지만 그래도 안심할 수 없었다. 이번 시즌 NC 불펜에서 가장 활약이 좋은 손주환이 6회 등판하자 마자 제구 난조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손주환이 삼진으로 일단 한숨을 돌렸다. 교체돼 올라온 김진호가 강백호를 병살로 처리하며 후배의 승리를 지켰다. 더그아웃에서 초조하게 지켜보던 손주환이 누구보다 크게 기뻐했다. 목지훈은 “회복 중이라 더그아웃 뒤에서 TV로 경기를 보고 있었다. (손)주환이 형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다. (김)진호 형도 이닝 끝나고 ‘지훈이 고생했다. 첫 승 해야지. 도와줄게’ 하면서 머리를 쓰다듬고 가셨다”고 말했다.
목지훈의 첫 승을 간절히 바란 건 야수들도 마찬가지였다. 5회 중견수 한석현은 KT 권동진의 날카로운 타구를 잡아내기 위해 몸을 날렸다. 유격수 김주원은 천성호의 강한 타구를 몸으로 받아냈다. 한석현이 몸을 던져 잡으려 한 타구는 글러브 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왔다. 김주원이 몸으로 막은 타구도 병살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목지훈은 “맞는 순간 다 안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석현이 형도, 주원이 형도 이닝 끝나고 와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둘 다 내가 못 던진 공이었는데 그래서 더 감사했다”고 말했다.

목지훈은 시즌 개막 전부터 선발 후보로 꼽혔다. 이날 전에도 3차례 선발로 등판했다. 하지만 한 번도 5회를 채우지 못했다. 시즌 첫 등판이던 3월27일 대구 삼성전이 가장 아쉬웠다. 목지훈은 이날 4이닝 동안 4실점 했다. 안타는 4개 밖에 맞지 않았는데, ‘보크 2개’로 2실점 했다. 세트 포지션에서 왼쪽 다리를 뒤로 빼는 같은 실수를 2번 반복했다. 야구 하면서 한번도 하지 않았던 실수가 이날만 2차례 나왔다. 흔치 않은 보크 실수의 아쉬움 때문에 프로 첫 승의 감격도 컸다.
목지훈은 2023년 입단 전부터 ‘미떼 소년’이라는 별명으로 화제였다. 초등학교 1학년 때인 2011년, 김성근 감독과 함께 핫초코 음료 광고에 출연하면서 생긴 별명이다. 목지훈은 “어감도 좋고 정말 감사한 별명”이라면서도 “언젠가는 같은 팀 구창모 선배처럼 야구 실력으로 인정받고, 확실한 에이스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선발 경쟁을 뚫어내고 1군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게 이번 시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