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스핀오프에 대해 공식적으로 들은 바 없다”고 선을 그은 가운데, 넷플릭스가 미국 할리우드 대표 감독 중 한 명인 데이비드 핀처와 손잡고 오징어 게임의 미국판 스핀오프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만화 전문 매체 CBR은 “파이트 클럽, 세븐 등으로 잘 알려진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넷플릭스와 손잡고 영어권 버전 오징어 게임을 제작 중”이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미 2024년 10월부터 ‘오징어 게임’ 스핀오프 제작에 들어섰으며, 영국의 각본가 데니스 켈리도 집필에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핀처 감독은 독립적인 작품으로서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오징어 게임’이라는 원제를 미국 시청자에게 더 익숙한 게임 이름으로 바꾸길 원하고 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넷플릭스는 기존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유지하고자 ‘오징어 게임’ 타이틀 유지를 선호하고 있어 양 측이 의견 차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와 핀처 감독 사이의 갈등은 단순한 제목 변경을 넘어, 작품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좌우할 수 있는 사안으로 번지고 있다. CBR에 따르면 핀처 감독은 자신만의 창작 철학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양측의 협의가 순조롭지 않은 상황이다. 협의가 계속 교착 상태를 보일 경우, 프로젝트 자체가 수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27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3’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깜짝 등장해 ‘딱지맨’ 역할을 소화했다. 해당 장면을 본 많은 해외 팬들은 미국판 스핀오프의 서막이 아니냐는 해석이 잇따랐지만, 황동혁 감독은 “그런 의도로 넣은 것이 아니다”며 “넷플릭스로부터 공식 요청을 받은 바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런 황 감독의 입장과는 별개로, 넷플릭스는 이미 물밑에서 미국판 스핀오프 제작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 등 다양한 파생 콘텐츠를 전개해온 넷플릭스가 IP 확장의 정점으로 ‘핀처표 미국판 오징어 게임’을 점찍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