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변화와 혁신으로 위기 극복"…올해도 글로벌 시장 노린다

2025-01-06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새해 메시지를 통해 혁신을 통한 위기 극복을 강조했다. 특히 본받아야 할 인물로 이순신 장군을 언급해 관심이 쏠렸다.

6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정 회장은 “위기는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우리의 의지를 고취하는 역할을 한다”라며 “비관주의에 빠져 수세적 자세로 혁신을 도외시해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임직원에게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때 자기 일에 몰두해 주변을 잘 챙겼고, 공학적 지식과 문과적 식견도 탁월했다”라며 “여러분 각자 모두에게 이러한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엔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 사장, 송창현 AVP본부 사장, 성 김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올해 글로벌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선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는 와중에 미국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는 등 국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이달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전기차 지원 축소를 예고해왔다. 정 회장은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라며 “작년에 잘 됐으니 올해도 잘 될 거라는 낙관적 기대를 할 여유가 없다“라고 진단했다.

정 회장은 위기 상황에선 기본기와 혁신 의지가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예상치 못한 위기 대응엔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객관적인 분석과 통합적인 대응을 끌어내는 내부 절차를 갖출 때 위기에 대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최초로 외국인 CEO를 선임한 건 혁신을 향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국적·성별·학력·연차와 관계없이 실력 있는 사람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호세 무뇨스 현대차북미권역본부장을 현대차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이날 행사에선 글로벌 경영 환경에 대한 분석도 나왔다. 주한미국대사를 지낸 한국계 미국인 성 김 사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등 무역 정책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더라도 중동 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북미 시장 전략에 대해 무뇨스 대표는 “우리는 그동안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북미 시장에 많은 투자를 이어왔고, 새 행정부 출범 무렵인 지금 그 결실을 보고 있다”라며 “올해 미국 현지에서 ‘아이오닉5’ ‘아이오닉9’ 생산 계획을 세우는 등 시장 상황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55억4000만 달러(약 7조9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 전기차 공장 HMGMA를 조성했고 지난해 4분기부터 가동 중이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글로벌 합산 판매량(723만1248대)은 전년(730만4282대) 대비 약 1% 줄었다. 다만 북미 시장에서 각각 83만6802대, 79만6488대를 팔아 양사 모두 2년 연속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전년 판매량 대비 각각 4%, 2% 늘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 ‘EV9’ 등 친환경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실적을 이끌었다. 올해도 친환경 SUV로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거란 전망이 나온다. 장재훈 부회장은 “어려운 환경이지만 올해도 역시 제일 중요한 부분은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자리매김을 공고히 하는 것”이라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 난관을 극복할 방안을 여러 가지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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