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6일 “비관주의에 빠져 수세적 자세로 혁신을 도외시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기술 발전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날 경기도 고양시 현대차 고양모터스튜디오에서 신년회를 개최하고 ““퍼펙트 스톰”과 같은 단어들은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위기에 맞서는 우리의 의지를 고취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경기 부진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친 내수 시장 등 많은 도전 과제들을 앞두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무안 제주항공 참사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했다. 이어 입을 연 정 회장은 “앞으로 많은 도전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피해갈 수 없는 도전들”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저는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위기가 없으면 낙관에 사로잡혀 안이해지고, 그것은 그 어떤 외부의 위기보다 우리를 더 위험하게 만들게 돤다. 그런 점에서 보면, 외부로부터의 자극은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정 회장은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체질을 바꾸며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 온 우리는 어떤 시험과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의 DNA를 가지고 있다”라며 “단순히 위기요인을 제거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런 위기가 발생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과 콘텍스트, 역사적 흐름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위기를 극복하는 것을 넘어서 미래 기회의 창출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올해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그러한 위기의 대응에는 그 무엇보다 기본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객관적인 분석과 총합적인 대응을 이끌어내는 내부 논의, 설정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단결, 목표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같은 유연하고 개방적인 내부 프로세스와 조직문화를 갖추게 되면 그러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예상하지 못한 위기에도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부터 현대차는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인 호세 무뇨스 사장이 경영의 운전대를 잡는다. 정 회장은 이에 대해 "혁신을 향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국적, 성별, 학력, 연차와 관계없이 오로지 실력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창의적으로, 열성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